[가봤습니다] 자율형 공·사립고 전환 첫해, 등촌고·중동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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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별 수업을 위해 교과교실을 갖춘 등촌고(위)와 특성화 교과를 준비 중인 중동고의 모습. [김경록 기자]

새 학기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분주해진 곳이 있다. 자율형 공립고·사립고로 전환된 후 처음 학생들을 맞는 학교들이다. 각각 2.9대 1, 5.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등촌고(자율형 공립고)와 중동고(자율형 사립고)의 새 학기 맞이 준비 모습을 살펴봤다.

글=최은혜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등촌고

“일정이 무척 바쁩니다. 선생님들께서 준비하신 자료는 수일 내로 저에게 꼭 전달해 주세요.”(교무부장 문병숙 교사)

지난 6일 재학생들이 봄방학을 맞은 등촌고에서는 부장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9일 치러질 신입생 진단평가와 22~24일 오리엔테이션 등 개학 전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교육계획서의 틀도 싹 바꿉시다. 제로(0)에서 출발한다 생각하시고 새롭게 만들어 보세요.” 이명희 교장의 말에 교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율형 사립고와 달리 공립고는 성적 제한이 없었던 탓에 신입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12일 학교 배정 발표 이후에야 학생들의 중학교 성적 자료를 받게 돼 개학 전까지 더욱 분주하다. 이 교장은 “개학식 다음 날부터 바로 방과후 학교와 자율학습 등 모든 프로그램이 정상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촌고는 강사 영입에도 적극 나섰다. 자율형 공립고 지원금의 75%가량을 강사비로 책정했다. 1학년은 2개 학급을 3개 반으로, 2학년은 3개 학급을 5개 반으로 나눠 영어·수학·사회·과학 과목의 수준별 수업을 할 예정이다. 수능에 집중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과후 학교 강좌 개설을 위해 기존 교사도 적극 활용한다. 영어로 진행하는 수학·세계사·영어 수업을 위해 해당 교사들은 교과 연구에 한창이다. 이 교장은 “이외에도 영어 논술·토론반, 과학탐구반 등 학습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학생들이 희망하는 종목을 파악해 1인1기 운동도 벌일것”이라고 전했다.

중동고

개학식 날(8일) 찾아간 중동고는 모처럼 학생들로 북적였다. 겨울방학 동안 쌓은 독서·봉사·대외활동 기록을 확인하고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하는 작업으로 재학생·교사 모두 바빴다. 중동고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신입생들이 수업에 적응하기 쉽도록 맛보기 강좌로 구성된 ‘윈터스쿨’을 운영하기도 했다.

중동고는 그동안 1·2차 신입생 진단평가와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여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늘(17일) 신입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차례 더 설명회를 연다. 그런 다음 이틀에 걸쳐 학부모 개별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세목 교감은 “입학 전 학생들이 진로 설정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이에 맞춰 1학년 때부터 교육과정을 선택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선택한 진로에 따라 특성화된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 학기를 앞두고 교사들은 수업 연구에도 매달리고 있다. 교무부장 김시용 교사의 책상 위에는 ‘독서와 토론’이라는 제목의 교과 교재가 놓여 있다. 중동고가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운영할 계획인 특성화 교과 중 하나다. ‘글로벌리더십연구’ ‘창의성연구’ 등 영어 수업과 ‘지리로 보는 세상’ ‘Who am I?’와 같은 이색 과목을 수업하기 위해 자료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경영·국제반과 수학·과학반으로 구성된 ‘프론티어반(영재반)’에서는 경영·경제 심화, 기초 MBA, SAT·토플·에세이, 수학·과학 심화, 수학·물리 통합 과정 등 더욱 전문적인 수업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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