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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우라늄 폐기물 활용 에너지 만드는 테라파워 후원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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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육 개혁과 에이즈 퇴치에 이은 빌 게이츠의 새로운 화두는 ‘에너지’와 ‘지구온난화’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폐막한 테드(TED) 콘퍼런스의 강연에서다. 게이츠는 12일 TED 강연에서 원자력을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수단으로 꺼내 들었다.

빌 게이츠가 12일(이하 현지시간) TED 콘퍼런스에서 지구온난화 방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반딧불이를 날리고 있다. [TED 사진작가 제임스 던캔 데이비드슨 제공]

그는 원전의 우라늄 폐기물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실험적 기술인 ‘테라파워(terrapower)’를 후원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에너지 기적’이 필요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테라파워 같은 혁신적 과학 기술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미국 등 각국 정부는 에너지 감축 논의만 하지 말고 혁신적 에너지 연구에 수십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초 연사 명단에 없었던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같은 날 깜짝 등장해 중국 인권 운동가들의 지메일 계정이 해킹된 사실이 공개된 후 처음으로 구글의 입장을 밝혔다. 브린은 “중국 정부에 정치적 내용 검열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메일 해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미국 회사 여러 곳도 예민한 중국 관련 정보를 해킹당한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13일 콘퍼런스에서 자신의 영화 ‘아바타’에 영감을 불어넣은 경험을 털어놨다. [TED 제임스 던캔 데이비드슨 제공]

영화 ‘아바타’를 감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13일 “어릴 때부터 심해(Deep Sea)와 공상 과학, 만화에 푹 빠져 살았다”고 공개했다. 그는 “영화 ‘타이타닉’ 성공 뒤 탐사팀을 이끌고 심해 탐사에 심취했었다”며 “심해와 우주 공간은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캐머런 감독은 로봇을 이용한 심해 탐사 작업에서 직접 현장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얻어 분신을 이용한다는 개념의 아바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라이브랩’ 게리 플레이크 소장은 이 회사가 연구 중인 차세대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피봇(Pivot)’을 선보였다. 다른 네티즌들이 검색한 패턴을 분석해 3차원으로 결과를 뽑아낼 수 있는 엔진이다. 그는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본 위키피디아 페이지 500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3차원으로 보여주며 이 기술을 시연했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했던 허공에 뜬 스크린을 만들었던 정보기술 전문가 존 언더코플러. 그는 센서가 달린 장갑을 끼고 나와 ‘마이너리티 리포트’보다 한층 진화된 모습의 3차원 모니터를 선보였다. 손 동작으로 그래프를 뽑아내거나 특정 데이터를 뽑아 계산하고, 3차원 영상들을 손으로 여러 개 펼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 중간에 끼어들어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그는 “사용자환경(UI)의 발전으로 5년 안에 여러분이 컴퓨터를 사면 이런 기술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를 디자인한 유명 건축가 데이비드 록웰은 아버지를 비행기 추락사고로 잃고 15살 때 어머니가 자살한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놓으며 아이들에게 창조성을 북돋워 주는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조립하며 놀 수 있는 이동형 놀이터를 올해 뉴욕 맨해튼에 열며 연말까지 미국에서만 10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TED에는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미 전직 부통령 앨 고어를 비롯해 패스트푸드의 폐해를 꼬집은 다큐멘터리 ‘수퍼사이즈미’의 감독 모건 스펄록, 영화배우 윌 스미스와 글렌 클로스 등 수많은 명사들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주최 측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6000달러(약 700만원)를 참석 비용으로 냈다. 995달러를 내고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로 콘퍼런스를 본 네티즌도 75개국 900여 개 그룹에 달했다.

롱비치(미 캘리포니아)=최지영 기자

◆TED 콘퍼런스=TED는 Technology (기술), Entertainment(엔터테인먼트), Design(디자인)의 약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지식인들이 1984년부터 해마다 모여 창조적·지적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고 교감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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