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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송인상 전 재무장관 부인 최연순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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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승만 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을 지낸 송인상(96)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효성그룹 고문)의 부인이자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장모인 최연순(사진) 여사가 16일 오전 6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96세.

고인은 경성여고보(현 경기여고)·경성사범학교(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경북 청도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1937년 결혼 뒤에는 송 명예회장이 부흥부 장관과 재무부 장관, 초대 수출입은행장, 동양나일론 회장 등을 두루 지내며 한국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내조에 힘썼다.

고인은 특히 동양화와 서예에 조예가 깊어 수차례 국선에 입상했다. 이런 특기를 발휘해 고인은 벨기에 대사, 국제로터리 이사, 한미협회장 등을 지내면서 대외 교류가 잦았던 송 명예회장의 외국인 지인들에게 손수 그린 한국화를 선물하는 등 특유의 ‘한국미(美) 내조’로 유명했다. 국제 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에도 참여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한 여성상’을 세계에 알리고자 애썼다. 동갑내기 부부의 금슬은 고인의 와병 중에도 잔잔한 화젯거리였다. 송 명예회장은 고인이 와병 중이던 지난 9개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병 문안을 했다고 한다.

고인은 아들 동진(LEI㈜ 사장)씨, 딸 원자·길자·광자·진주씨 등 1남4녀를 두었다. 다섯 자녀들에게는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며 솔선수범을 강조했다고 한다. 네 딸이 모두 경기여고를 졸업해 동창회로부터 ‘다섯모녀상’을 받기도 했다.

이봉서 단암산업 회장(전 상공부 장관), 신명수 전 신동방 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효성그룹 회장), 재미 사업가 주관엽씨가 사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8일 오전 8시, 장지는 충남 천안 공원묘원이다. 02-2072-2010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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