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토요일에 대검찰청도 '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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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안국점에서 열린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에서 송광수 검찰총장(中)이 배우 안성기(左)씨, MBC 김은혜 앵커(右)와 함께 기증 물품을 팔고 있다. 김상선 기자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 초록색 앞치마를 차려입은 50대 중반의 신사가 카운터에서 일을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신사의 손놀림과 돈 계산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밀려드는 손님들이 물건을 카운터에 산처럼 올려놓아도 순서대로 척척 계산하곤 봉투에 싸서 바로바로 손님에게 건넨다. 이 신사는 대한민국 사정기관의 총수인 송광수(54)검찰총장이다. 비결을 물어봤다.

"학창 시절 시간이 날 때마다 종로5가에서 약국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 카운터를 맡았습니다. 그때 솜씨가 아직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아름다운 가게 창립 2주년을 맞아 이날 안국점에서는 대검찰청과 함께한 '아름다운 토요일'행사가 열렸다. 송 총장 등 대검 고위 간부뿐 아니라 일선 검사들까지 20여명이 시간을 내 아름다운 가을의 추억을 만들었다. 전 직원들이 기증한 물건 1만여점으로 이날 총 88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지난 3월 명예검사로 위촉된 '국민배우' 안성기(52)씨와 MBC 김은혜(33)앵커도 송 총장과 함께 카운터를 보며 나눔의 현장에 참여했다.

김 앵커는 "최근 들어 검찰이 국민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무척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검찰의 노력을 돕고자 자원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구 생일 선물을 몇 가지 샀다는 김태우(13.송파중 1년)군은 "검찰이라고 하면 왠지 무서운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오늘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그런 이미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계사 창건 94주년 기념식에 출동한 '움직이는 가게'는 900여만원, 안양그물코센터 명학점에서 안양샘병원이 주도한 '아름다운 토요일'은 460여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역 광장에서 열린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는 시민 6만여명이 참가해 250여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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