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사업권 놓고 기업들 바쁜 짝짓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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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내년 2월 말로 늦춰진 케이블TV 홈쇼핑 사업권 선정을 앞두고 롯데.현대.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과 대기업 등 30여곳이 서로 제휴하는 등 10여개의 컨소시엄이 경쟁하고 있다.

이달 말 사업자를 선정하려던 방송위원회는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IMT-2000)사업자 선정과 겹치자 두 달 연기했다.

방송위원회는 14일 전문가 토론회에 이어 다음주에 공청회를 열고, 다음달 말까지 사업제안서를 받아 내년 2월 27일 사업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방송위원회는 그동안 대기업 배제론을 흘리며 중소기업.농산물.일반 홈쇼핑 등 3개 분야 선정을 추진해왔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대형 컨소시엄에서 제외된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유통업체 연합 컨소시엄' 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기존 홈쇼핑 업체를 인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백화점.롯데닷컴.세븐일레븐 등 계열사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 이어 정보통신 분야의 벤처기업 등 10여 곳에 지분 50%를 떼어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한때 사업권을 포기했던 신세계는 지난달 홈쇼핑 신규사업팀을 만들고 이마트의 전국 점포와 물류망을 앞세워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른 컨소시엄과 제휴도 모색 중이다.

삼성물산은 농협유통과 손잡고 하나로쇼핑넷을 발족했으나 대기업 배제론이 나오자 급히 지분조정에 들어가 농.수협이 44%, KBS미디어 등 방송계 15%, 인터넷TV 등 정보기술업체 8%로 지분을 조정하고 자사 지분을 33%로 줄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권 심사의 중요한 요소가 컨소시엄 내용이라고 판단해 주주를 새로 구성했다" 고 말했다.

닭고기 유통업체인 하림은 농수산 업체들과 한국농수산방송을 구성한 데 이어 최근 모그룹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였다.

기존 물류업체의 강점을 부각시켜 온 한솔CSN은 MBC프로덕션.SBS뉴스텍 등 방송사와 제휴하는 등 40여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케이블TV 홈쇼핑 시장은 현재 연간 1조2천억원대로 LG홈쇼핑.CJ39쇼핑이 6대4 비율로 양분하고 있다. 2010년에는 20조원대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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