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양재호-유창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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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黑 109에 마음 흔들린 梁9단

제5보 (106~132)〓흑▲의 공격에 고심하던 梁9단은 결단을 내린 듯 106으로 나갔다.

118에 막으면 흑116. 이런 식으로 중앙이 막혀버리면 살아도 진다. 중앙이 도산검림(刀山劍林)이라고는 하나 일단 그곳을 돌파한 뒤 생사는 하늘에 맞기자고 생각한 것이다.

107이 오자 얼른 108. 이것으로 한쪽은 살았는데 하변 대마는 어찌되나.폭풍전야의 고요함 끝에 劉9단이 던진 수는 109. 집을 좀 양보하면 살려주겠다는 수다. 옥쇄의 각오를 다지고 있던 梁9단은 이 유혹(?)에 마음이 약해진다.

"두 눈 딱 감고 넘어가야 했습니다" 라고 홍태선8단은 말한다.

바로 '참고도' 백1을 말한다. 그 때는 흑도 잡으러 올 것이다. 바로 2, 4의 수순이다. 이 대마는 유일한 퇴로가 좌변인데 그쪽에 흑▲와 A, 두 곳에 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긴 있다.

그렇더라도 흑이 109에 둔 건 결사적으로 잡으러가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 돌 잡기는 아무래도 모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텨야 했던 것이다. 113으로 뚫리면 상대가 너무 편해지니까 상대의 행보를 어렵게 한다는 의미로도 이를 악물고 버텨야했던 것이다.

梁9단은 실리는 백도 어느 정도 있으니까 길게 가보려 했지만 그게 마지막 오산이었다. 131에서 완연한 비세.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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