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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40대 채경선씨, 독학으로 대학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선천성 뇌성마비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평생을 누워지내다시피한 40대 장애인이 대학생이 됐다.

주인공은 최근 가톨릭대 수시모집 고령자 부문에 지원, 사회과학부에 합격한 채경선(41.전북 전주시 삼천동.사진)씨.

그는 글쓰는 것은 물론 세수.대소변조차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못하는 1급 장애인이다. 이번 입시도 대필(代筆)로 치렀다.

신체장애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를 포기해 한글도 16세 때야 깨우친 그가 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1997년.

어느날 문득 이렇게 허송세월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장애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심리재활 치료사가 되기 위한 10개년 계획을 세웠다는 것. 그러나 학업 진척이 빨라 2년여 만인 99년 7월 중등과정 검정고시에, 올해 4월엔 고교 졸업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그는 "보고, 듣고, 말할 수 있으니 그 주어진 능력으로 같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고 말했다.

그의 여건은 신체 조건만큼이나 어렵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남의 일을 거들며 생계를 꾸리는 어머니 김옥순(69)씨와 살고 있는 생활보호대상자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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