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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종묘일대 문화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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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최근 경주 역사유적지구와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세계문화유산은 서울에도 있다. 종묘와 창덕궁.도심 한복판에 있어 누구나 그 존재를 알지만 쉽게 찾게되지 않는 곳. 하지만 종묘와 창덕궁은 조선시대 역사와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곳인 데다 주변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종묘와 창경궁·창덕궁·운현궁을 잇는 고궁길. 이 율곡로가 일제시대 지맥을 끊고 낸 길이라는 이유로 말도 많았지만 이 길은 남산길·북촌길·정동길·인사동길 등과 함께 서울시가 지정한 역사문화탐방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종묘·창경궁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의 건국과 함께 새 도읍지 한양에 가장 먼저 세운 건축물이 종묘다.조선조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봉안해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낸 곳으로, 지금도 매년 5월 종묘제례가 열리고 있다.

동양의 단일 건축물로는 가장 긴 정전의 지붕과 기둥의 선(線)과 그 앞으로 펼쳐진 너른 월대가 어울어지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장엄하며 일종의 신비감마저 느껴진다. 일제시대에도 원형을 간직해온 종묘는 정문 외삼문 앞으로 시민공원이 들어서며 지금은 노점상과 쓰레기더미로 어지러워졌다.

그러나 일단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여전히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율곡로를 사이에 두고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는 창경궁은 일제시대 창경원으로 격하됐고 70년대까지만해도 동물원과 벚꽃놀이로 더 잘 알려진 유원지 노릇을 해온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지금은 궁궐로서의 모습을 어느정도 갖추었다.

고궁탐바은 관련서적 등을 통해 사전지식을 쌓고 가는 것이 좋지만 이런 준비가 없었다면 홍화문 입구에서 나눠주는 궁 설명서로 어느정도 보충할 수 있다. 주말이나 평일 단체예약을 할 경우 궁궐도우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02-708-4206)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화요일 쉼.

◇국립서울과학관

창경궁과 인접한 국립서울과학관은 자연사·과학기술사·자연과학기술 등에 관한 각종 자료 1백33점과 주제별 유물 2천9백20여점을 수장하고 있다. 과학 전시관이지만 어류·곤충류·파충류 등 자연사 전시실도 갖추고 있으며,옥외에는 기차·전차·비행기 등이 실물 모형으로 전시돼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20일부터 생명과학특별전과 겨울방학 과학교실이 마련된다.

월요일 쉼.02-3675-5114∼6.

◇창덕궁

창덕궁은 순종이 1926년 승하때까지 머물던 곳으로,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제일 먼저 눈에 띠는 것은 돈화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수문군. 봄부터 10월까지는 관광객을 위해 수문군 무예시범을 선보인다. 다른 고궁과 달리 창덕궁은 관람객에 자유개방되지 않고 반드시 안내원 인솔하에 관람토록 하고 있다.

국어 안내는 9시부터 매 시간,일본어 안내는 10시30분 부터 두시간 간격으로,그리고 영어는 11시30분부터 역시 두시간 간격으로 이어진다.제한개방의 가장 큰 이유는 한때 ‘비원’으로도 불리던 창덕궁의 후원(後苑)을 보존키 위해서다. 안내원을 따라 도심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 울창한 숲을 걷다보면 ‘부용지’같은 연못과 곳곳의 정자들을 만나게 된다.

또 낙선재 뒤란에 서서 동쪽으로는 창경궁,남쪽으로는 남산을 바라다 보는 눈맛도 좋다.볼거리가 많은 만큼 관람료도 다른 궁궐(7백원)보다 비싸 성인 2천2백원, 어린이 1천1백원이다.

현재 궁을 잇고 있는 율곡로보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도로가 창덕궁에서 종로쪽으로 향하는 돈화문길이다. 이 길 일대는 조선시대 왕실에 자주 드나드는 궁인·장인·음악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아직까지 국악기점과 국악학원.한복점.전통음식점 같은 고유의 문화를 간직한 가게들이 많이 남아 있다.

◇궁중음식연구원

무형문화재 황혜성 여사의 딸 한복려 원장이 운영하는 곳.창덕궁 담을 끼고 있어 창덕궁 관람을 마친 뒤 한번 들러볼만 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로 궁중음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장독대를 비롯해 옛 한옥의 부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잠시 구경왔다고 하면 궁중음식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02-3673-1122.

◇포르투갈문화원

포르투갈어 강좌를 비롯해 포르투갈 책과 방송을 볼 수 있다.비디오로 영화 관람도 가능하며,회원에 한해 비디오테이프 대여도 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문학과 역사·문화·관광자료 외에 브라질 및 포르투갈어권 국가의 문학과 역사에 관한 자료가 함께 비치돼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02-3675-2282.

◇일본문화원

안국동 4거리에 위치한 일본문화원은 프랑스문화원·독일문화원과 함께 이용자가 가장 많은 주한 외국문화원이다. 이번주말까지 한국 창작판화협회와 일본 규슈판화협회가 공동으로 한·일 현대판화교류전을 연다. 또 8일 오후 6시30분에는 판소리·대금·해금의 한국전통음악공연이 열리다.

일본 대중문화개방과 함께 더욱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영화관.문화원은 3층 영화관에서 평일 오후 2시 일본영화를 상영한다. 영화는 한달간격으로 바뀌는데,이달엔 스스미 신이치.오스기 렌 주연의 ‘포스트맨 블루스’를 볼 수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지하1층의 일

본음악정보센터는 일본가요 CD 1천여장과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음악잡지 등을 소장하고 있다.

오전 9시30분∼오후 5시.02-765-3011∼3.

◇운현궁

일본문화원에서 낙원동 방면으로 30여m 내려오면 운현궁에 도착한다.고종과 명상황후가 혼례를 올린 곳이지만 궁이라기 보다는 옛 사대부 저택정도의 생각하면 맞다.일반 궁궐과는 달리 운현궁에서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운현궁 예절학교 1일 입소교육(02-737-6444)도 그렇고 신청만 하면 전통 사대부가의 혼례식(02-765-4025∼6)도 경험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는 올 연말까지 황태년과 정관철·길진섭 등 북한의 인민예술가들의 그림전시가 열린다. 계속 궁궐 구경을 하다 추위에 지치면 이로당(二老堂)에서 전통차로 몸을 녹이는게 좋다. 손가락한과와 함께 매실차·녹차등 전통차 마시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인디아클럽

종로경찰서 맞은편 선진빌딩 3층에 위치한 인디아클럽은 인도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려볼만한 곳이다.인도배낭여행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고, 인도 책과 음악·차를 즐길 수 있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의 전통 수공예품과 장신구·향등을 구입할 수 있다.

오전 9시∼오후 7시.02-723-0333.

박소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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