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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4시] 일본 '드림팀 개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5일 새로 출범한 모리 요시로(森喜朗)내각에 '2명의 전 총리와 3명의 전 자민당 총재' 가 입각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행정개혁 특명상)전 총리.총재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전 총재가 그들이다.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모리가 왜소해 보일 정도의 면면이다. 총리 출신이 2명 이상 입각한 것은 메이지(明治)시대 이래 처음이다.

미야자와(81)는 당내 최고 원로급이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내각 때 침몰하던 일본 경제 조타수로 등장한 그는 2년여 동안 경제회생의 기반을 다졌다.

이번 개각 때도 그는 유임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일본 경제 전체는 큰 걱정이 없지만 개인 소비는 아직 문제가 있다" 는 회견 내용에 미뤄 남은 숙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의 처신을 두고 '노추' 라고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하시모토(63)도 백전노장이다. 총리 재임시 밀어붙인 정부조직개편을 관리.감독하게 된다. 고노(63)는 총리가 되지 못한 총재 출신이다.

여기에 50대의 차세대 주자들도 요직에 기용됐다. 근래 보기 드문 막강 진용이다.

실력자 총동원 체제로 수세를 벗어나고 난국을 돌파하려는 모리의 고민이 배어 있는 듯하다.

개각 후엔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총리만 바꾸면 된다" 는 얘기도 나왔다. 개각에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개각 이면엔 자민당의 케케묵은 방식도 답습됐다. 철저한 파벌간 나눠먹기, '논공행상' 으로 이뤄졌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무파벌의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무파벌)의원은 막판에 파벌간 안배원칙에 밀려났다.

당에 반기를 든 비주류 파벌은 찬밥 신세가 됐다. 조만간 단행될 한국의 당정 개편은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하다.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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