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삼성, 20나노급 낸드플래시 개발하고도 발표 미뤘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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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다. 특히 생산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인 나노급 미세공정 개발에서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유지해 왔다. D램 분야에서 2000년 150나노 공정기술을 내놓은 이후 최근 30나노급까지 10년간 아홉 차례에 걸쳐 ‘세계 최초’ 기록을 이어갔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2007년 10월 30나노급 64Gb(기가비트) 낸드플래시를 세계 처음 개발했다. 그래서 20나노급 낸드플래시도 삼성이 가장 먼저 개발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이달 초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사인 IM플래시테크놀로지가 20나노급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9일 하이닉스반도체까지 개발 소식을 알리면서 삼성전자의 ‘세계 1위’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삼성전자가 예상과 달리 20나노 공정기술에서 뒤처진 이유는 뭘까.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 2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지난달 시제품도 생산한 뒤 발표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달 말 30나노급 D램 개발을, 이달 초 20나노급 낸드플래시 개발을 연이어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일정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예기치 않은 사정은 지난달 말 발생한 이모 부사장의 자살. 이 부사장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터지면서 발표가 미뤄졌다는 것이다. 집안에 흉사가 발생해 ‘잘난’ 성과를 자랑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2분기에 2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세계 처음 양산하는 것으로 명예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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