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이호석·성시백 … 쇼트트랙에 한국 ‘톱10’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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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은 겨울올림픽의 효자종목이자 한국이 겨울올림픽 톱10에 자리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한국이 겨울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17개가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한국의 종합순위는 바로 쇼트트랙 메달 색깔과 수에 따라 결정됐다. 한국은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의 활약을 기대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찮다. 세계 최강을 지키던 한국 쇼트트랙은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갈수록 수성이 힘들다. 여자대표팀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쇼트트랙 대표팀은 자존심을 지켜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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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자존심 지킨다=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의 금메달 목표는 3개다. 남자 1000m, 1500m, 5000m 계주에서 1위를 노리고 있다. 이호석(24·고양시청)과 성시백(23·용인시청)의 활약에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밴쿠버올림픽 대표팀 에이스는 이호석이다. 당연히 금메달 욕심을 낸다.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2006 토리노대회 3관왕 안현수(25·성남시청) 몫까지 해낼 생각이다. 이호석은 1000m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09세계선수권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쇼트트랙월드컵 2차대회에서는 1000m, 1500m, 계주 등 3관왕에 오르며 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이호석은 “1500m와 1000m 금메달을 꿈꾼다. 팀의 고참으로 팀 성적에 대한 부담도 느낀다. 가장 따고 싶은 금메달은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계주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성시백도 금메달 주역으로 손색이 없다. 생애 첫 올림픽을 금빛으로 물들일 각오다. 성시백은 경기고 3학년이던 2004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들쭉날쭉한 성적 탓에 2006토리노올림픽 대표선발전에 떨어졌다. 쇼트트랙을 잊으려 유학 준비를 했으나 아이스링크를 떠날 수는 없었다. 다시 스케이트화 끈을 묶었다. “다들 큰 대회라고 강조해 다른 대회보다 부담이 크다. 500m 금메달이 가장 탐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호석과 성시백에 가려 있으나 최근 월드컵 성적이 좋은 이정수(21·단국대)도 금메달 후보다.

◆역대 최약체? 결과로 말한다=‘역대 최약체.’ 밴쿠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대표팀을 두고 나온 평가다. 2006 토리노올림픽 3관왕 진선유(22·단국대)가 선발전 탈락으로 빠지면서 한국은 중국에 ‘세계최강’ 자리를 내줬다. 월드컵 3차대회와 4차대회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3000m 계주에서조차 중국에 밀렸다.

빙상관계자들은 에이스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그럴수록 대표팀 선수들은 눈에 독기를 품었다. 최광복(36) 코치의 지도 아래 하루 10시간씩 체력훈련을 소화하며 전의를 불살랐다. ‘금메달은 힘들지 않겠나’는 예상을 보기좋게 뒤집을 각오로 버텨냈다. 최 코치는 “평소 2∼3일치 훈련량을 하루에 소화할 만큼 컨디션이 한 단계 올라섰다. 올림픽 무대에서 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목표는 현재 여자 랭킹 1위인 왕멍(25)이 이끄는 중국을 넘는 것. 홈 이점을 안은 캐나다도 요주의 대상이다. 여자대표팀 에이스 조해리(24·고양시청)는 “금메달을 따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고된 훈련을 이겨냈다. 3000m 계주에서 올림픽 5연패를 달성하는 게 제1의 목표다. 올림픽 출전 소원을 이룬 만큼 마무리도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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