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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현씨 수사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1일 자진 출두한 陳씨를 상대로 ▶지난 4월 옛 아세아종금(현 한스종금)을 단돈 10달러에 인수한 경위와 스위스 프리밧방크컨소시엄(SPBC)의 실체 ▶고창곤 전 리젠트증권 사장 등과 공모해 리젠트증권 주가를 조작했는지 ▶이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한다.

열린금고를 통한 불법대출은 금감원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주부터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쟁점화하고 있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 등의 구명운동설에 대한 경위도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여 사건이 엉뚱한 곳으로 비화할 공산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의문에 대한 陳씨의 반박 또한 만만치 않아 검찰 수사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한스종금 인수와 관련, 陳씨측은 "실체가 있는 SPBC의 외화유치 증명 서류가 있기 때문에 사기에 해당한다는 일부 주장은 터무니없다" 면서 "신인철(구속) 전 한스종금 사장이 정.관계 로비용으로 조성했다는 20억원은 申씨가 개인적으로 횡령한 돈" 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들은 또한 아세아종금 대주주인 대한방직 설원식 전 회장 등과의 이면계약으로 오히려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陳씨는 증거자료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申씨와의 대화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젠트증권 주가 조작혐의도 陳씨가 홍콩에 체류 중인 짐 멜런 i리젠트그룹 회장에게 책임의 상당부분을 돌리고 있어 범죄혐의 입증에 난항이 예상된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인 고창곤씨가 잠적한 것도 수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陳씨측은 특히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금품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3개월여에 걸친 내사를 통해 陳씨의 또 다른 범죄혐의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陳씨를 사법처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검찰은 일단 개인비리로 陳씨를 구속한 뒤 정.관계 로비의혹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동방금고 사건 때 곤욕을 치렀던 점을 들어 로비의혹 부분에 대한 수사에 회의적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지검 고위관계자도 "이번 수사는 철저히 고소.고발건에 한정하겠다" 면서 "언론이 아무리 의문을 제기해도 범죄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수사할 생각이 없다" 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들은 '찻잔 속의 태풍' 에 그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박재현.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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