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앞둔 신도시 학군싸움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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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분당.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의 고교 평준화가 거의 확실해지면서 지역 주민들간에 학군(學群)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도시 지역의 명문고 진학 기회를 놓고 벌어지는 신.구 도시간 또는 인접 도시간의 학군 분리.통합 갈등이다.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린 학부모와 교육단체 등을 중심으로 집단행동 가능성까지 있어 경기도교육청이 평준화 방침을 이달 확정하더라도 최종 방안 결정 때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분당.일산=분리를 주장하는 신도시 학부모들은 통합에 따른 원거리 통학 불편과 학력차를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성남지부 김현숙(38.분당구 야탑동)교육부장은 "통합하면 등하교에 최고 3시간 정도 걸릴 수 있다" 며 분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성남서중 유호성(柳浩成)교장은 "현재 성남 구도시는 중학교가 17곳인 반면 고등학교는 6곳 뿐이라 학군을 분리하면 학생수용에 문제가 있다" 고 지적했다.

학부모 김조회(35.여.중원구 상대원동)씨는 "평준화한 지방 도시들은 모두 단일 학군" 이라며 "같은 성남시라면 학교선택권에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이 올바른 평준화" 라고 말했다.

고양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지만 일부에서는 절충안도 나와 주목된다. 능곡중 이유덕(李裕德)교감은 "덕양구와 일산구의 경계에 있는 백석.백신.백마.정발.세원고 등 5개 고교를 공동학군으로 하고 나머지는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주장했다.

◇안양권=안양.과천.군포.의왕 중에서 의왕이 통합학군에서 제외된데 대해 의왕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강상섭 시장은 30일 "반드시 평준화를 통한 통합학군화를 노력하겠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겠다" 고 밝혔으며 시의회도 교육부와 도교육청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정재헌.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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