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2005년 입학정원 크게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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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4년제 대학과 전문대의 입학정원이 전년도에 비해 1만5701명 줄어든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5학년도 대학.전문대 입학정원 조정 내역을 집계한 결과 대학 6104명, 전문대 9597명이 감축된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4년제 대학 중 산업대를 제외한 일반대의 입학정원은 4515명이 줄었다. 일반대 입학정원이 줄어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05학년도 입학정원은 4년제 대학 35만3314명, 전문대 26만7626명으로 집계됐다.

▶2005학년도 대학 및 전문대학 학생정원 조정 [교육부 보도자료]
▶2005학년도 일반대학별 정원조정 결과
▶2005학년도 전문대학별 정원조정 결과

정원을 줄이는 4년제 대학은 전체 189곳 중 53곳, 전문대는 전체 158곳 중 85곳에 이른다. 4년제 대학 정원의 경우 2004학년도에 처음으로 2815명이 감축됐으나 2005학년도엔 감축 인원이 두배 이상 늘었다. 전문대 정원도 지난해(8699명)보다 900명 가까이 더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대학 933명, 전문대 270명 등 1203명을 줄인다. 반면 신입생 충원율이 낮은 비수도권은 대학 5171명, 전문대 9327명 등 1만4498명을 줄인다.

설립 형태별로는 국.공립이 대학 1904명, 전문대 323명 등 2227명을, 사립은 대학 4200명, 전문대 9274명 등 1만3404명을 각각 감축했다.

대학별로는 4년제 대학의 경우 ▶호원대(830명)▶서울대(625명)▶광주대(560명)▶전주대(390명)▶충남대(389명)▶동신대(300명) 등이 300명 이상을 줄였다.

전문대는 ▶대구산업정보대(548명)▶대구미래대(530명)▶순천제일대(340명)▶양산대(340명) 등의 정원이 많이 줄었다.

김남중 기자

[뉴스 분석] "줄여야 산다" 잘나가는 대학도 군살빼기 시작

대학 입학정원이 사상 최대 규모로 줄어든 것은 본격적인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고교 졸업자보다 대학 정원이 많은 상황에서 신입생 모집난이 갈수록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잘 안 되는 대학들이 '몸집 줄이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특히 매년 늘어나던 4년제 일반대의 정원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대학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이 중에서도 가야대(28%).광주대(27%).동해대(20%) 등 일부 대학은 정원을 20% 이상 잘라냈다.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잘나가는 대학도 살을 빼고 있다. 서울대(625명).성균관대(100명).이화여대(68명) 등이 스스로 정원을 줄인 것. 지금처럼 많은 학생을 모아 놓아선 내실있는 교육이 어렵고 대학 경쟁력 향상도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원 감축을 포함한 대학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대학이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데다 교육부도 재정지원을 원하면 정원을 줄이라는 신호를 수시로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009년까지 입학정원 9만5000여명을 더 줄이기로 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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