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경제 심각… 외채 못갚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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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만과 필리핀 등 동남아 각국의 통화 불안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남미 제2의 경제대국인 아르헨티나도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 해외 언론이 최근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10월 말 현재 국가부채는 1천2백35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다 올 국가재정 적자가 65억달러에 달하고, 경상수지 적자도 1백3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이렇게 갈 경우 외채상환유예(모라토리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지난 21일 아르헨티나 외화표시 국채의 신용등급(B1)을 부정적 관찰단계로 조정했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지난 14일 외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단계 끌어내렸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위기의 타개를 위해 이미 신청한 71억달러의 대기차관 외에 2백억달러의 추가 구제금융을 국제통화기금(IMF)에 최근 요청했다.

이에 대해 IMF는 차관 추가제공에 앞서 외국인 투자에 불리하게 돼 있는 노동법을 개정하고 초긴축정책을 채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 해법을 놓고 아르헨티나 연방정부와 주정부간 견해차가 큰 데다 노동계도 노동법을 개정할 경우 파업 등으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IMF 구제금융 지원이 조속한 시일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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