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공동제작 영화 만드는 숀 신 “한국 시장은 작다 외국과 손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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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뉴질랜드인 영화 프로듀서 숀 신(사진). 한·일 공동제작 1호 영화 ‘첫눈’을 비롯, ‘보트’ ‘피안도’ 등 합작영화에 계속 참여했다. 세 번째 합작인 ‘피안도’는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 개봉했다. 450만부가 팔린 동명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한일 공동자본에, 감독은 김태균(‘화산고’). 일본배우와 스태프가 결합했다. 이윤기 감독이 연출하는 네 번째 합작 영화 ‘친애하는 동지’(가제)도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 공동제작 결과가 좋지 못하다.

“문화와 시스템 차이를 극복 못했다. 카메라 위치 잡는 것, 촬영 중 식사 문제 등 현장에서 소소한 갈등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질이 희생됐다.”

- 그럼에도 합작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은 시장이 워낙 작다. 외부와 손을 잡아야 한다. 합작이 이상적으로는 두 배의 자본, 두 배의 시장인데, 아직 시행착오 중이다. 당분간은 양쪽 시장을 겨냥하기보다 한쪽을 메인 시장으로, 나머지는 서브 시장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 ‘피안도’나 곽재용 감독의 ‘싸이보그 그녀’처럼 자본은 공동이어도 배우나 스태프는 한쪽으로 통일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일본 시장의 특수성이 있다면.

“한번 좋아한 스타는 끝까지 좋아하듯 콘텐트 소비도 비슷하다. 재미있게 본 원작을 다른 버전으로 또 본다. 영화사 토호는 30만부 넘게 팔린 원작만 영화화할 정도다. 영화가 성공하면 그 영화를 다시 소설로 쓴 노벨라이징까지 대박이 난다. 반대로 원작 없는 영화는 성공하기 어렵다. 합작이 성공하려면 양쪽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가령 한국 드라마의 옥탑방 설정은, 일본에선 통하지 않는다. 관객이 절대 몰입할 수 없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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