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유산 소송 ‘니나 왕 애인’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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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부동산 재벌 니나 왕(龔如心·2007년 사망)의 애인 토니 찬(陳振聰·52·사진)이 3일 경찰에 체포됐다. 1000억 홍콩달러(약 15조원)에 달하는 왕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유서를 위조한 혐의다. 이에 앞서 홍콩 법원은 2일 찬과 왕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차이나 켐 자선기금과의 유산 상속 관련 소송에서 찬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왕이 2006년 재산 상속자로 찬을 지정했다는 내용의 유서가 위조됐다고 판결했다.

홍콩 경찰은 3일 찬을 체포해 밤샘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찬의 자택에 있던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왕의 유서 위조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유서 위조 혐의로 찬이 기소될 경우 최고 14년형을 받을 수 있다. 찬은 탈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받을 가능성이 크다. 풍수 전문가인 그는 재판 과정에서 풍수 자문 대가로 왕으로부터 21억 홍콩달러(약 3100억원)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찬은 3일 기자들에게 “유서는 위조되지 않았기 때문에 항소하겠다. 현재 법원이 그 유서 원본을 보관하고 있다. 경찰이 그 원본을 확보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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