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초등학교, 명문 학군도 ‘빈 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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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학생 부족난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경우 올해 초등학생 숫자가 지난해보다 34%(5717명) 감소했다. 이 바람에 학급당 학생수를 34명에서 32명으로 줄였는데도 빈교실이 125개나 생겼다. 일부 농어촌지역에서는 1~2학년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복식수업까지 하고 있다.

4일 울산시교육청이 발표한 ‘2010학년도 초등학교 학급편성’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1만1210명으로 졸업생 1만6927명보다 5717명이나 적었다. 학생 수가 줄어든 곳은 전체 116곳 가운데 88%인 102곳이나 됐다.

이에 따라 교육청이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을 34명에서 32명으로 낮춰 빈 교실 줄이기에 나섰다. 그런데도 전체 초등학교의 절반이 넘는 59곳이 학급수를 줄여야 했고, 이로 인해 125개의 빈 교실이 생겨났다.

◆복식수업·폐교 검토=인구 이탈이 심한 농어촌의 경우 1~2학년을 한 반에서 가르치는 복식학급 학교로 전환했다. 동구 주전초등학교와 북구 효문초등학교는 2학년이 각각 7명, 4명인데 신입생도 2명, 3명에 그쳤다.

울산시교육청은 두 학년을 합친 학생 수가 10명에 못미치는 경우 복식학급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103년 전통의 울산초등학교도 도심공동화 현상까지 겹치는 바람에 1980년대 3500명이 넘던 학생수가 현재 199명으로 감소, 폐교를 검토하는 처지에 몰렸다.

◆명문 학군도 빈교실=울산 지역 명문학군으로 꼽혀 치열한 입학경쟁이 벌어졌던 남구 옥동의 옥동초등학교는 학생수가 135명 줄어들어 3개 학급을 줄였다. 학급당 학생 수를 32.2명에서 30.9명으로 줄였는데도 나타난 현상이다.

옥서초등 학교도 162명의 학생이 줄어 두 학급을 감축했다. 이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를 33명에서 30.9명으로 줄였다.

인근에 신설 학교가 있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북구 송정초등학교는 384명이 졸업하지만 149명만이 입학했다. 또 인근에 신설되는 화봉초와 학생을 나누면서 전교생의 절반에 육박하는 486명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모두 9학급이 축소된다.

북구 매곡·약수 초등 학교는 신설 학교에 일부 학생을 분산하면서 419명, 197명의 학생이 감소하고 학급도 7학급, 6학급씩 줄었다.

울산시교육청 강구도 부교육감은 “빈 교실은 과학·어학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교사와 학생 숫자의 불균형이라는 문제는 실업난과 맞물려 계속 부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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