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대지 지분만 떼서 처분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尹載植 대법관)는 20일 이혼 위자료 명목으로 아파트를 넘겨 받은 李모(34)씨가 전 남편 柳모(36)씨 등을 상대로 대지 지분도 넘겨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건물과 대지 소유권을 모두 넘겨 받았더라도 등기절차상의 문제로 대지지분 등기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대지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기존 판례를 바꾼 것이다.
재판부는 "건물사용권을 취득하면 대지에 대한 등기를 마치지 않아도 대지사용권까지 함께 취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 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아파트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이전하고 나중에 취득한 대지 지분을 건물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행위는 효력이 없다" 고 덧붙였다.
1992년 남편과 협의 이혼한 李씨는 당시 분양대금은 다 치렀지만 건물 등기만 돼 있던 남편 소유 아파트를 위자료 명목으로 넘겨 받았으나 남편이 대지 등기가 나온 뒤 대지 지분을 시아버지에게 넘기자 소송을 냈다.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