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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발레단 '신시 21'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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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황진이' '파우스트 2000' 등 문학성 짙은 대형 발레작품을 주로 발표해온 장선희 세종대 무용과 교수가 이번에는 소설가 이인화씨와 손을 잡았다.

오는 25~26일 오후 7시30분(26일 오후 4시 추가)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장선희 발레단의 판타지 발레 '신시 21' 은 제작진들의 화려한 명성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영원한 제국'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등의 작가 이인화 (이화여대 국문과)교수가 처음으로 무용 대본을 썼고, 주목받는 신세대 음악인 원일(국립무용단 음악감독)씨가 음악을 맡았다.

또 무대미술은 이태섭 용인대 교수가, 조명은 이상봉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담당했고 의상은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만들었다.

'신시 21' 의 모티브는 단군신화다. 그러나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단군신화의 줄거리와는 사뭇 다르다.

총 2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의 1부는 웅녀 엘 고마와 호자(虎子)엘 파루, 그리고 환웅 탱그리 바투르의 삼각관계가 주를 이룬다.

웅녀와 호자는 사랑하던 사이였으나, 호자는 웅녀를 버린다.

이에 웅녀를 흠모하고 있던 환웅은 버림받은 여인 웅녀에게 청혼해 단군을 낳는 것으로 1막은 끝맺는다.

2막은 2000년 11월 서울로 시공을 옮겨 온다. 2000년의 호자는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깡패, 웅녀는 취업을 하려고 한국에 온 몽골소녀다.

호자로부터 갖은 고통을 당하던 웅녀에게 환상과도 같이 다가오는 환웅. 다시 신시가 열리고 새로운 밀레니엄 속에 단군은 다시 태어난다.

이인화 교수는 "어찌 보면 단군신화가 너무 국수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이라, 보다 보편적이고 현대적인 러브 스토리로 만들고자 했다" 며 "결국 신.인간.짐승이 화해하는 공간인 신시가 21세기에도 있기를 기원하며 이 작품을 썼다" 고 말했다.

주인공 웅녀 역에는 불혹의 나이인 장선희 교수가 직접 출연해 원숙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황재원(유니버설 발레단), 김형남(툇마루 현대무용단), 이준규 등 장르를 초월한 국내의 대표적 남성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안무에 있어서는 남성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군무에 중점을 두었다. 이 작품은 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 지원 선정작이기도 하다.

1588-789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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