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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 로린 마젤, 백건우와 14일 세종문화회관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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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뉴욕필을 지휘하는 로린 마젤. 바이올린 파트 앞쪽에 악장 글렌 딕테로와 한국 출신 부악장 미셸 김(31.한국명 김미경)의 모습이 보인다.

1941년 당시 74세의 거장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열한 살짜리 꼬마를 초청해 NBC 교향악단의 지휘대 위에 세웠다.

2년전 할리우드 볼에서 LA 필하모닉을 지휘했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안심하고 지휘봉을 맡겼다. 어릴 때부터 절대 음감에다 악보를 사진으로 찍어낸 것 같은 생생한 암보력을 자랑했던 천재 소년이었다.

60여년전 신동 지휘자로 미국 음악계를 휩쓸었던 로린 마젤이 74세의 백전 노장이 되어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공연을 한다. 그는 10년 넘게 이끌었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 이어 2년전 뉴욕필의 사령탑을 맡아 미국의'빅 5'교향악단 중 두 개의 음악감독을 맡는'2관왕'에 올랐다. 1960년 미국인 최초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초청받아'로엔그린'을 지휘했고 82~84년 미국인 최초로 빈 슈타츠오퍼의 예술총감독을 맡았다. 대학 졸업 후 피츠버그 심포니 단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오케스트라의 생리를 누구보다 더 잘 꿰뚫는 지휘자로 정평이 나있다.

지휘 뿐만 아니라 현역 바이올리니스트.작곡가이기도 한 그는 96년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물론 2001년 11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뉴욕 카네기홀 공연 때도 바이올린을 들고 지휘대 위에 올랐다. 빈 필하모닉이 위촉한 관현악곡'작별'을 썼고 내년 런던 로열오페라가 초연할 오페라'조지 오웰의 1984년'을 작곡 중이다. 내년 뉴욕필과 함께하는 그의 75세 생일 축하공연 때는 '모나코 팡파르''첼로 협주곡'(협연 장한나)'텅빈 단지'등 자작곡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민다. 그의 세번째 부인인 독일 태생의 영화배우 디트린데 터반이 내레이터를 맡아 벌써부터 화제다.

◆ 공연메모=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프로코피예프'로미오와 줄리엣''피아노 협주곡 제3번''교향곡 제5번'. 피아노 백건우. 02-399-111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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