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형 그린빌딩 1년만 지나도 원금 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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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에너지 절약형 그린 빌딩이 비싸다고요? 맞는 말이지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죠.“

릭 페드리치(사진) 미국 그린빌딩협회(USGBC) 회장은 “기존 빌딩에 비해 그린 빌딩에 시공비가 더 들지는 몰라도 유지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싸게 먹힌다”고 말했다. 환경보호나 에너지 절약 같은 당위론이 아닌 경제적 측면만 고려해도 친환경 건물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페드리치 회장은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우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가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며 “그린 빌딩만으로도 기후변화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그린빌딩인가.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보다 많은 양이 건물에서 나온다. 또 그린 빌딩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그린 빌딩은 환경과 건강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이다.”

-그린 빌딩은 시공비가 많이 들어 한국의 경우 기업들이 건설과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와 환경 개·보수에 210만 달러를 투자한 어도비는 해마다 에너지 절감으로 150만 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투자수익률이 91%다. 일단 빌딩이 가동되면 돈은 절약된다. 1년만 지나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USGBC의 주된 활동은 무엇인가.

“빌딩의 설계·건설·운영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 전 세계 14만 명의 ‘에너지·환경 디자인 리더십(LEED)’ 인증을 받은 전문가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지난해부터 5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5540억 달러를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활동할 계획은.

“USGBC가 진행 중인 238개의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송도 신도시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달 열리는 ‘그린포럼 2010’에도 참여한다.”

그린포럼 2010은 22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녹색 물결-도시와 물’을 주제로 정부와 학계, 민간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눈다. 문의는 www.greenforum.co.kr 또는 02-3397-0066.

권호 기자

◆페드리치 회장=1993년 USGBC 창설을 주도했다. USGBC는 현재 대기업·정부·비영리 단체 등 1만7500여 개의 회원사와 전 세계 78개국의 현지 조직을 거느린 단체로 성장했다. 특히 LEED 인증을 통해 친환경 건물 보급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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