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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암벽 등반 "뱃살이 쏙 빠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처음에는 굉장히 무서웠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사고날 염려도 없고 몸이 가뿐해져 요즘엔 하루라도 거르면 이상할 정도에요. 뱃살이 쫙 빠진다는 잇점도 빼놓을 수 없구요. "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응봉산 자락에 위치한 인공암벽 공원.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땀을 흘리며 인공암벽을 오르던 주부 최승재(崔承在.42)씨는 "중년 여성에게는 좀 힘든 운동이 아니냐" 는 질문에 '대답 대신 '자랑을 늘어놨다.

崔씨의 안전을 위해 남편 한태훈(韓泰熏.52.자영업)씨가 밑에서 자일을 잡아 준다.

암벽등반을 즐겨온 남편 韓씨의 권유로 지난 4월부터 운동을 시작한 崔씨는 평일에는 남편과, 주말에는 초.중등생인 두 아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는다.

가족이 모두 인공암벽 등반 동호인이 됐다는 崔씨는 "점점 더 어려운 코스에 도전하면서 아이들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두꺼운 외투가 낯설지 않은 계절. 그렇다고 방안에만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다.

소매를 걷어 부치고 암벽에 매달려 웃옷이 흠뻑 젖도록 땀을 흘려 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

서울 시내 곳곳에 인공 암벽 등반장이 숨어있기 때문. 국내에는 1백여곳의 실내 인공암벽(높이 3~4m)과 50여곳의 실외 인공암벽(높이 13~15m)이 있다. 동호인만도 2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서울 시내에서는 지난해말 응봉산 절개지를 활용해 개장한 성동구 응봉동 암벽공원이 대표적이다.

평일 50여명, 주말 1백50여명이 이용한다.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용(넓이 14m.높이 15m)과 연습용(넓이 12m.높이 3m)이 설치돼 있다.

경사는 95도에서 1백35도. 이용자 중에는 40~50대가 절반 가량, 직장인과 주부도 많다. 최근에는 가족단위 클라이머가 늘고 있다. 서울 시내에선 유일하게 무료다. 02-2290-7323.

관리와 강의 등을 맡고 있는 전문 암벽 등반가 손정준(孫正準.36)씨는 "손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근육을 움직여줘 운동 효과도 만점" 이라며 "하지만 안전을 위해 초보자들은 반드시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 시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실내〓동대문구 용두동 서울 클라이밍센터(929-7398), 중구 신문로2가 예티 실내인공암장(725-7498), 강북구 수유3동 클라이밍 아카데미(990-5014), 동작구청 옆 노량진 스포츠 클라이밍센터(821-5824)

▶실외〓도봉산 청소년 수련관 어택 캠프(955-9007)등이 있다.

초보자 교습을 포함, 월 이용료 2만~5만원, 1일 이용료 2천~5천원선. '장비를 빌려주는 곳도 있다.

단, 날씨가 너무 추워지면 실외 인공암벽장은 숙련자들만 이용토록 하는 경우가 많다.

◇ 인공암벽 등반이란〓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암벽 등반 못지 않은 스릴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인공 암벽 등반의 정식 명칭은 '스포츠 클라이밍' .

인공암벽에 부착된 풋홀드(발을 디딜 수 있는 돌출물)와 핸드홀드를 이용,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스포츠다.

암벽과 달리 난이도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고 안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락에 대비 한사람이 자일을 잡아줘야 해 2인1조를 이뤄야 한다.

코스는 가장 쉬운 직벽에서부터 급경사까지 다양하다. 초보자도 매일 한두시간씩 일주일만 교육을 받으면 쉬운 코스 등반이 가능하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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