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고득점 인플레 진학지도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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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시내 고교들이 16일 수험생들을 상대로 대입수능시험을 가채점한 결과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5~15점 오르는 등 '고득점 인플레' 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백80점 이상 최상위권 득점이 지난해보다 두껍게 형성된 반면 중.하위권 학생들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로 인해 일선 학교의 고3담당 교사들은 "어떻게 진학 지도를 해야 하느냐" 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단 한명이었던 수능만점자가 일부 학원과 학교의 가채점 결과 서울에서만 최소한 10여명이나 나온 것으로 예측됐다.

◇ 고교 가채점 결과〓경기고의 경우 지난해 3백80점 이상 최상위권이 인문계 7명, 자연계 15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가채점 결과 각각 34명과 42명에 달했다.

아울러 3백60~3백79점 사이의 상위권 학생 비율도 지난해 10.3%(인문계)와 14.7%(자연계)였으나 올해는 18.7%와 21%로 크게 늘었다.

반면 2백80~3백19점 사이의 중위권 비율은 전체적으로 10%포인트 가량 줄었으며, 하위권은 비슷했다.

인창고도 3백70점 이상 학생이 5~6점 가량 올랐으며, 여의도고도 지난해 50명선이었던 3백70점 이상이 올해는 91명으로 늘어났다.

서울과학고는 전체 학생 38명 중 절반이 넘는 20명이 3백90점을 넘어 지난해 평균(3백80점)보다 올해 10점이 상승했다.

서울고 고3담당 한 교사는 "특차경쟁률이 크게 오르겠다" 며 "또한 내년부터 바뀌는 입시제도 때문에 재수를 하지 않으려는 수험생의 하향 안전지원으로 '눈치작전' 이 극심할 것 같다" 고 내다봤다.

◇ 진학지도 혼선〓서울의 구정고.경복고 등도 상위권의 약진과는 달리 중하위권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분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고 의 진학 담당 교사는 "상위권이 늘고 중위권은 실력에 따라 점수차가 벌어져 점수분포대가 넓고 중간층이 얇은 '표주박형' 이 될 것" 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자 논술과 면접이 중요해져 고교들은 기말고사를 치른 뒤 곧바로 논술 특강을 마련해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윤창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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