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 코스닥에 다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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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코스닥시장 거래량은 최근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16일 코스닥시장 거래량은 2억9천만주를 넘었다. 거래소시장 3억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날에도 코스닥에서는 대량거래가 발생했다.

무려 3억7천만주에 육박했다. 물론 거래소를 능가했다. 이는 가장 최근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던 지난달 5일보다 3천4백만주나 늘어난 수치다. 이제 코스닥이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는 걸까.

◇ 개미들, 왜 코스닥으로 몰려드나=대신경제연구소는 우선 거래소에서의 주도주 부재를 꼽았다.

현재 거래소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지수상승을 이끌 주도주의 부족. 국민은행 등 몇몇 우량 은행주 외에는 특별히 부각되는 종목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래소시장은 외국인의 선물매매에 따라 크게 출렁거린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투자심리 호전' 을 들고 있다.

孫연구원은 "시장을 억눌러왔던 대내외 변수가 해결국면을 맞을 조짐을 보이고 있고 코스닥시장 부양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재천명 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심리상태가 안정되고 있다" 고 말했다.

한양증권 나진호 연구원도 "김대중 대통령이 언급한 코스닥투자자 세제우대 등 시장활성화 방안은 상승계기를 찾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소식" 이라고 평가했다.

대외적인 여건이 호전되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 나스닥시장은 7일 만에 반등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 최근 거래량 폭증과 주가 추이=지난달 5일 거래량은 3억3천만주를 넘었다. 지수도 전날에 비해 3% 가까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하루 천하에 그쳤다. 이틀 후부터 약보합세를 보이더니 나흘 만에 85선으로 주저앉았다.

금요일인 8월 25일에도 거래량은 전날보다 7천여만주가 상승한 3억주. 바로 다음주 월요일 지수는 7포인트나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3억3천만주를 기록했던 8월 3일 이후에는 쭉 내림세로 돌아섰다.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 책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거래량 사상 최고치 경신 후에는 어김없이 조정국면을 수반했다는 점에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 코스닥 바닥 탈출, 희망과 관망 교차=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거래량이 향후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전망" 이라면서 "이는 바닥 탈출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국면이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주류다.

▶고객예탁금이 7조3천억원대에서 정체돼 있고▶개인 외에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으며▶여전히 거래소시장과 연동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범규 연구원은 "코스닥 거래량 급증은 최근 신규등록주를 중심으로 종목장세가 이어져 개인들의 관심이 거래소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일 뿐" 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이사는 "통상 주가가 바닥권일 때 거래량이 크게 늘면 주가가 오르는 신호" 라며 "그러나 이번 대량거래는 주가가 보름 이상 바닥권에서 횡보하다 나타난 징조인지, 갑자기 급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인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고 말했다.

金이사는 이어 "16일 주가가 소폭 하락했기 때문에 아직 시장기조가 취약하다고 봐야 한다" 고 덧붙였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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