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호 열차 역사 뒤안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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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원도 정선선 철도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비둘기호(완행) 열차가 14일 오후8시26분 증산역 도착과 함께 운행을 마감,역사속으로 사라졌다.

1970년부터 이 열차가 운행됐던 증산∼정선∼구절리역(총연장 45.9㎞) 구간에는 15일부터 요금이 3배정도 비싼(3백50원→1천1백원) 통일호가 하루에 3회(종전엔 2회) 운행된다.

기관차와 객차가 각각 1칸(정선5일장때는 객차2칸)씩 편성돼 일명 '꼬마열차' 라고도 불려 온 이 열차는 정부의 석탄사업 합리화 정책으로 정선 일대에 폐광들이 생겨나면서 90년대 들어 승객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경영합리화 방안의 하나로 98년 12월 경의선등 전국의 모든 비둘기호를 통일호로 교체하면서 이 열차도 없애려 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폐차를 유보했었다.

그러던 중 철도청이 지난해 3월17일부터 청량리역발 '정선 5일장행 관광열차'를 운행하자 이 열차는 연계 관광열차로 외지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철도청 관계자는 "보통 열차의 수명이 25년이나 이 열차는 30년이 됐다"며 "운행 상 안전문제가 심각한 데다 지역 주민들도 새 열차 운행을 원해 폐차했다"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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