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저우허양-양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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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黑거듭 실착, 白으로 기우는 판세

제3보 (49~74)〓백△의 요소를 놓친 梁9단은 못내 가슴이 아프다. 이제 국면은 풀어나가기가 사뭇 어려워졌고 그럴수록 梁9단은 상변 흑의 실수에 눈길이 가는 것이다.

5분의 숙고 끝에 51로 절단해 갔다.

검토실도 "기세의 한수로서 끊지 않을 수 없다" 며 동조한다. 60까지는 일사천리. 31분의 대장고 끝에 61에 씌우자 점심시간이 됐다.

61이 어려웠던 것은 백이 즉각 나와 끊는 수를 경계한 탓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국면이 어려워진 탓이 컸다.

형세가 팽팽해지면 아주 작은 것도 전심전력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시간도 무형의 재산인데 그걸 다 까먹게 되는 것이다. 梁9단의 후회는 점심시간에도 계속됐고 그것이 이후의 진행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8분의 장고를 거친 69가 또다시 핵심을 놓쳤다. 흑은 상변에 여러 수를 들였는데 이것이 전체의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69는 74 자리에 두어야 했다. 74야말로 놓칠 수 없는 중앙의 요처였던 것이다.

70, 72가 얄미운 수. '참고도' 흑1에 두고 싶지만 백2, 4가 있다. 넘겨주기 억울해 버텼다가는 10까지 흑이 수부족.

이리하여 74의 요소는 다시 백의 수중에 떨어졌고 형세는 백쪽으로 완연히 기울고 말았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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