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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에세이]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대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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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지난달 중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가트너 그룹 주최로 정보기술(IT) 관련 심포지움이 열렸다.

인터넷에 의해 주도되는 기업 혁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예측과 토론이 있었다.

특히 HP.선.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인터뷰 때는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향후 세계가 움직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벤처 기업의 부도덕성, 대기업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열병을 앓고 있었다.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이 기업의 투명성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사항이다.

기술 개발의 의지 없이 일단 투자만 받으면 목표를 달성했다는 태도를 보이는 벤처 기업이 있는가 하면, 기업의 경쟁력을 집중시키는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는 대기업도 있다.

투자된 돈이 수익으로 전환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기업가의 당연한 역할이다.

따라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 투명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닌 기업의 기본적인 자세인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두 가지 내용을 보면서, 남들은 이미 뛰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신발끈이 잘 매어지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세계 속에서 각 기업의 경쟁력을 바라볼 때 위기감은 더욱 커진다.

미국은 계속해서 앞서 가고 있으며, 일본 또한 강한 제조업 기반과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도약은 어떠한가.

현재의 혁명 주체는 명확하다. e-비즈니스 실현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기존 기업들과 이들에게 IT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전자는 기업의 핵을 지식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술도 하겠다는 경영자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할 것이고, 후자의 경우 기술의 변화에 적응하는 스피드와 경쟁력있는 기술력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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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광범위한 인터넷의 보급과 인구의 반이 넘는 무선 가입자를 지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빠르고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은 우리에게는 엄청난 가능성이다. 그러나 게임방이 도처에 있고 각종 커뮤니티 서비스를 즐긴다고 우리가 인터넷 선진국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소중한 인터넷 인프라가 기업환경을 혁신시켜 경쟁력을 갖춰 성공할 때 기업은 비로소 생존할 수 있다. 또한 남보다 앞서 움직인다면 리더십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모든 잣대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통하고 있고, 여기서 스피드는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더구나 앞으로 e-화 하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다. 교육.의료.공공 서비스 등 혁명의 불길은 각 분야로 번져갈 것이다.

변화를 이끄는 핵심 개념은 기술의 패러다임과 기업의 혁신 의지다. 항상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자세가 지식 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의 기본 덕목이다. 이를 위해 과감한 개혁 의지와 기술적 통찰력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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