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재검표, 부시-고어 표차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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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탤러해시(플로리다)=김진.신중돈 특파원]미국 대선 사상 처음으로 재검표가 진행되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피넬러스 카운티에서 9일(현지시간), 당초 첫 개표 때 개표기 조작 실수로 집계에서 빠뜨린 4백표 이상의 앨 고어 후보 지지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야후 뉴스가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지역 선관위의 조앤 브록 부위원장은 "그 표들은 개표소에 있었으나 개표기 조작자가 조작 순서를 어기는 바람에 첫 개표에서 고어 득표로 잡히지 않았다" 고 말했다.

피넬러스 카운티 선관위는 8일 재검표에서 첫 개표 때와 비교해 조지 W 부시 후보의 득표수가 61표 줄고 고어 후보의 득표수가 무려 4백여표 늘자 9일 2차 재검표를 실시,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플로리다주의 67개 카운티 중 64개에서 재검표가 끝난 10일 7시50분 현재(한국시간) 두 후보의 표차는 3백62표.

8일 새벽 첫 개표 때 주 전체에서 두 후보는 1천7백84표의 표차를 보였다.

이에 따라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10일 오전 8시) 끝날 재검표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민주당측은 8일 투표용지 인쇄 잘못으로 민주당의 아성인 팜비치 선거구에서 고어 후보에게 기표한 표가 극우 성향인 개혁당 팻 뷰캐넌 후보에게 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파문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유권자 3명은 8일 법원에 선거무효 소송을 냈으며 민주당원인 제시 잭슨 목사는 "선거과정에 대한 재검표뿐 아니라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 고어 지지자 수백명이 팜비치 카운티 선거사무소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하는 등 혼란 양상이다.

고어와 부시측은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 및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지휘하는 재검표 참관인단을 플로리다에 파견했다.

게다가 플로리다 주법에 따라 대선 당일인 11월 7일까지의 소인이 찍힌 해외 부재자 투표가 선거 후 10일 이내에 도착하면 개표에 합산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발표는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체 50개주 중 플로리다와 오리건주를 제외한 48개주 선거인단 확보 상황은 고어 2백60명.부시 2백46명이어서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전체 선거인단(5백38명)의 과반수 이상을 확보, 승자가 된다.

부시 후보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딕 체니 부통령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결과가 가능한 한 빨리 확정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승리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고어 후보는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결과를 수용할 것이지만 우리는 아직 선거 결과를 알지 못한다" 고 말했다.

◇ 2000 미 대통령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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