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재도전 … 기숙학원에서 성공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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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는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이죠.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이겨내기란 정말 힘듭니다.” 지난해 고려대 정경학부에 합격한 김빛나(20·여)씨는 “기숙학원의 철저한 생활관리와 시간 활용, 맞춤식 학습 시스템이 합격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기숙학원을 선택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경기도 용인 고시원 아카데미 출신 학생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재수기간 동안 시간관리·생활관리가 중요

“생활지도 선생님과 교과담당 선생님이 따로 있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게 좋았어요. 반별로 식사시간이 유동적이라 배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마저 아낄 수 있었죠. 세세하게 배려한 시간 활용 시스템에 큰 도움을 받았죠.”김씨는 ‘재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한다. 혼자 공부할 때 소홀히 하기 쉬운 자투리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경찰대에 합격한 박기원(20)씨는 기숙학원의 장점을 ‘생활관리’에서 찾는다. 그는 “재수 기간은 그야말로 유혹과의 전쟁”이라며 “기숙학원은 주변에 유혹할 만한 것이 적어 건전한 수험생활을 보내는 데 제격”이라고 말했다. 1년의 재수 끝에 지난해 고려대 의예과에 합격한 조성민(20)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조씨는 “고3때는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10시간을 넘기기 힘들었다”며 “그러나 기숙학원에선 책상에 앉은 시간만 하루 평균 16시간 이상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생활관리가 이뤄져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것.

개인 성격·학습 스타일에 맞게 처방

고시원 아카데미만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기숙학원에서는 학생 맞춤식 공부법을 제공한다. 한 반의 모든 학생이 같은 시간에 같은 공부를 하는 일반 학원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된 시간을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클리닉을 운영한다.

김씨는 “지금 생각하면 ‘당연히 그렇게 공부해야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재수를 시작할 때는 몰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할지, 개념을 위주로 시작해야 할지, 영어는 직독직해하는 스킬을 길러야 할지, 천천히 독해해야 할지…. 그는 기본 학습방법을 개인의 성격과 학업 스타일에 맞게 처방하는 클리닉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조씨도 “일반 학원 강의는 개인의 이해보다는 학급 단위의 소통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신의 결점을 찾기 힘들다”며 “클리닉 프로그램으로 강사에게서 1:1 진단을 받아 나에게 딱 맞는 학습법을 찾았다”고 거들었다.

김씨는 또 “내 취약점은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가장 잘 안다”며 “서로 보완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고력은 높아지고 학습의 깊이는 더욱 깊어진다는 점이 그룹 스터디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고시원 아카데미에서는 심리유형검사와 학습스타일에 따라 그룹을 이뤄 토론식 학습이 진행되고 있다. 수업 중에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강사 또는 동료 학생과 함께 토론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해결법을 찾는 식이다.

식사의 질·장학금 등도 꼼꼼히 따져야

이보람(20·여·고려대 화공생명공학 1)씨는 “간식과 식사의 질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2까지 월등하게 앞서가는 여학생들의 성적을 고3때 남학생들이 뒤집는 사례가 빈번한 것도 체력이 큰 원인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해 이화여대 경영학과에 수석 입학한 강어진(20)씨도 “기숙학원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맛있는 식사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재수를 결심했다면 잠 조절도 잘해야 한다”며 “기숙학원은 취침시간 관리가 철저해 평소에 졸던 습관이 사라져 학습에 크게 도움된다”고 덧붙였다.

장학금 혜택도 꼼꼼히 살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학습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고시원 아카데미의 이상우 원장은 “대부분의 기숙학원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예정된 수능 모의고사 성적에 따른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목표달성, 수업참여도 등 여러 기준에 맞춘 다양한 학비 할인 혜택도 있어 학생들의 동기부여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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