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레저활동이 늘어나고,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하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사실이 설문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중앙포토]
통증·재활 두려워 수술 꺼리기도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마지막 치료수단이다. 손상된 무릎 연골과 뼈를 대신해 인체에 해가 없는 금속이나 세라믹 소재의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손상된 범위가 넓을 경우 전체를 새로운 것으로 바꿔주는 전체 치환술, 그리고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로 바꾸는 부분 치환술로 나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우리나라에서만 연 7만 건(매년 10~20% 성장)의 무릎 인공 관절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수술이 보편화하고 있는데도 수술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수술 후 재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는 것. 최근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은 이런 우려를 씻기 위해 대규모의 환자 추적조사를 시도했다.
환자 94.1% “수술 결과에 만족”
연세사랑병원은 2004년 6월부터 2009년 6월까지 5년 동안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삶의 질 변화’를 전화로 설문조사했다. 3주간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전체 환자의 94.1%가 만족(만족 81%, 대체로 만족 13%)한다고 응답했다. 외국의 80~90% 만족도보다 약간 높은 수치로 의료선진국의 수술성적에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환자의 만족도를 충족시켜 주는 가장 중요한 항목은 통증 개선. 이번 설문에서 환자의 71.4%가 수술 전 통증으로 고생했지만 수술 후엔 이중 95.9%(통증 없다 82%, 약간 있지만 일상생활 가능 14%)에서 통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곤 병원장은 “인공관절의 재질, 수술기법의 발달로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 연장은 물론 통증의 경감, 활동범위의 증가 등 과거에 비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97% “계단 오르내리기 힘들지 않아”
그렇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과거 건강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먼저 걷기에 대한 조사에서 30분 이상 걸을 수 있다는 환자가 수술 전 16%에 불과했지만 수술 후엔 75%로 늘어났다. 나머지는 30분 미만이긴 하지만 걸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 역시 수월해졌다. 수술 전엔 환자의 25%가 계단을 아예 이용하지 못하고, 나머지도 가까스로 이용했지만 수술 후에는 97%가 어려움 없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스포츠 활동도 늘어났다. 수술 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자는 22%였다. 하지만 수술 후에는 이 수치가 56%로 증가했다. 또 수술 후 등산을 할 수 있는 환자도 29%나 됐다. 고 원장은 “무릎이 건강하면 활동 반경이 늘고, 덩달아 심신 건강도 좋아져 가족과 개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된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