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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로 세끼 때우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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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그래도 패스트푸드를 드시겠습니까." 다큐멘터리 ‘슈퍼사이즈 미’로 부산영화제에서 화제를 몰고온 모건 스펄록 감독. 송봉근 기자

세계적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 햄버거로 매일 세 끼를 때우면 어떻게 될까. 과학적으로 설계된 음식이니까 몸이 좋아질까. 아니면 패스트푸드는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입증될까.

'무식한' 인체실험을 통해 이런 의문을 푸는 과정을 보여주는 미국 영화 '슈퍼사이즈 미'(나를 대형으로 늘려주세요)가 독특한 형식과 내용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영국 에딘버러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받은 이 작품은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생생히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모건 스펄록이 한 달 동안 맥도널드 음식만 먹으며 자신의 몸이 변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실험 원칙은 끼니때마다 맥도널드의 세트 메뉴 중 하나를 골라 먹고 물 외에 다른 것은 입에 대지 않는 것, 그리고 맥도널드 직원이 수퍼사이즈(햄버거.청량음료.감자튀김이 보다 큰 것)를 권할 경우 그것을 선택한다는 것 두 가지뿐.

그 결과 감독이자 주인공인 스펄록의 몸무게는 30일 만에 83㎏에서 94㎏으로 11㎏ 불어났다. 영화는 그가 의사에게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고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등 건강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는 모습도 보여준다.

10일 부산을 찾아온 스펄록 감독은 "맥도널드가 자신들의 음식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하는 것을 보고 이 작품에 착안했다. 촬영을 마친 뒤 14개월 동안 잡곡과 유기농 야채를 주로 먹는 '해독 과정'을 통해 겨우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왔다"라며 그간의 '고통'을 소개했다.

그는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점의 대표성을 가진 곳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미국에서 지난 5월 개봉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드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맥도널드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은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우디 앨런.뤽 베송 감독 등의 촬영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는 "다큐멘터리가 의사표현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다졌다. '슈퍼사이즈 미'는 다음달 12일 국내 개봉한다.

부산=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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