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정보전 치열…미 CIA도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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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동에서 정보전이 치열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분쟁이 격화하면서 양측 비밀 정보기관에다 미 중앙정보국(CIA)까지 뛰어들어 상황을 반전시킬 기밀을 수집하고 테러 방지에 나서는 등 정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 이스라엘=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최근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서 암약해 온 모사드 소속 특수요원들에게 활동 개시를 명령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세계 최고 비밀정보기관으로 평가받는 모사드 특수요원들에게 내려진 특명은 이스라엘 수도인 텔아비브 등에 대한 테러공격을 차단하라는 것.

이는 지난달 26일 이슬람 과격파 무장단체인 하마스 요원으로 추정되는 나빌 아라이르(24)의 자살 폭탄테러 등으로 자국민 피해가 잇따르고, 테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자 취해진 긴급명령이다.

대부분 아랍계인 모사드 스파이들은 수년 전부터 단신으로, 또는 가족과 함께 이곳에 정착해 있다가 유혈분쟁이 게릴라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첩보작전에 들어갔다.

모사드는 또 팔레스타인 정치 지도자들의 움직임과 팔레스타인 주민들 분위기 등을 즉각 상부에 알려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토록 하고 있다.

◇ 팔레스타인=1994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안에 정보기관이 설치됐다. 요원들은 설립 당시 40명이었으나 현재 알 파타 출신 7명 정도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군 무전을 도청하고, 무장단체들의 자살 폭탄테러 등을 배후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체 정보기관을 갖고 있는 레바논 내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와 알파타의 '탄짐' 의 정보력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고 있다.

◇ 미국=CIA 조지 테닛 국장은 중동평화회담 중재의 실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휴전안이 나왔던 이집트 6자회담도 테닛 국장이 양측 정보기관 책임자들과 사전에 만나 조율한 결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최근 테러 첩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테러가 최근 기승을 부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에 최고 비상 경계령인 '델타' 가 발령돼 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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