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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건강] 암 투병 주치의와 유방암 환자가 만났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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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6일 영동세브란스. 유방암을 극복한 김명옥(48.여.(右))씨와 연세대 의대 이희대(외과.(左))교수가 만났다. 두 사람은 주치의와 환자 사이라기보다는 동병상련의 '암 동기생'. 김씨는 5년 전 발병한 3기 유방암을 극복한 여성. 김씨를 수술한 이 교수는 2년 전 대장암에 걸려 간에 전이된 암을 포함, 세 차례의 수술을 할 정도로 암과 투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만나면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 웃음이 백혈구 수를 증가시켜 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믿고 실천하는 것이다. "제가 암환자로는 선배거든요. 선생님이 우울하실 때 많이 찾아가 웃겨드렸죠."김씨의 말이다.

김 교수는 "김명옥씨는 발병 당시 임파선까지 암세포가 침범했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는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죠. 긍정적인 생각과 신앙심이 그를 구한 거지요."

의사로서의 잔소리도 잊지 않는다. "유방암은 고지방식.비만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유방암을 촉진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죠. "유방암에 걸리기 전 김씨의 몸무게는 75㎏. 채식은 멀리하고 육식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대식가였다. 같은 비만이라도 하체보다 상체비만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이 이교수의 지적. 가슴이 큰 여성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유방암은 장기간에 걸쳐 재발률이 높은 암이다. 0기암을 제외하고 1기는 10%, 2기 20~30%, 3기의 경우엔 50~60%가 10여년에 걸쳐 재발한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채소 중심의 식생활 개선, 꾸준한 운동, 정기적인 검진을 반드시 지켜야지요." 이 교수는 특히 체중조절 효과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운동을 적극 권한다.

재발을 막는 좋은 약들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도 암환자들에게 위안이 된다.

"지금까진 타목시펜처럼 암세포의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을 5년 정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타목시펜을 사용한 뒤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약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페마라(노바티스).아리미덱스(아스트라제네카) 등은 콜레스테롤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 약들이지요. 부작용도 없고, 하루 한알 복용해도 될 정도로 간편합니다. 하지만 보험 적용이 아직 제한적이어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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