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 영어몰입학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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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지능이 높은 아이는 영어발음이 좋죠. 대인관계지능이 높은 아이는 회화를 빨리 배우고요” MI(다중지능) 유형에 따라 영어몰입학습법이 달라진다. 발달한 지능에 맞춰 계획을 짜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효과적으로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하버드박사의 초등영어학습법』저자인 정효경((주) 드림트리 대표·사진)박사가 적성에 따라 맞춤식 영어몰입학습 계획 짜는 방법을 소개했다.

1단계 강한지능·약한지능 파악하기

10가지로 분류되는 MI 중에서 영어와 가장 관계있는 지능은 ‘언어지능’이다. “언어지능을 높게 타고난 사람은 국어뿐 아니라 영어도 남들보다 빨리 배우고 잘할 수 있습니다.” 정 박사는 “국어는 잘하는데 영어가 잘 안 된다면 그것은 제대로 학습방향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된 방법으로 노력하면 남들보다 영어를 빨리 배우고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언어지능이 부족해도 다른 쪽으로 발달한 지능을 찾아낸다면 차별화와 보완을 통해 얼마든지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컨대 논리수리지능형 아이는 문법이 강하고, 논리적인 에세이를 쓰는데 두각을 나타낸다. 신체지능형 아이는 체험식 영어학습을 할 때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다. 정 박사는 “특정 지능이 강한 아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어학습계획을 짜고, 부족한 지능부분을 함께 보완하며 살려주는 것이 MI 영어몰입학습법의 목표”라고 말했다.

2단계 2400시간 노출위한 장기계획짜기

타고난 지능패턴을 파악했다면 다음은 이에 맞춰 학습계획을 세울 차례다. 정 박사는 몰입영어학습법에 대한 시중의 오해를 경계했다. 일부 학부모들이 단기간에 강력하게 영어를 집중교육시키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몰입’의 정확한 의미는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을 영어에 꾸준히 오랫동안 노출시키는 것”이라며 “장기간의 목표를 갖고, 아이를 2400시간 동안 영어에 노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2400시간 노출이론은 스페인의 언어학자 리스킨 가스파로 교수가 주장했다. 외국어 습득을 위해서는 약 2400시간 이상 해당 환경에 노출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 박사는 이 이론을 한국식으로 변형해 활용할 것을 권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더라도 날마다 2시간씩, 3년간 영어에 노출되면 1년 정도 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과 똑같은 2400시간을 공부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3단계 학년별 맞춤 영어학습계획

세부 학습계획을 짤 때는 학년별로 시간을 조절하고 공부 방향의 난이도를 맞추는 것이 포인트다. 초등 1·2학년의 영어공부시간은 매일 1시간 정도가 적절하다. 어렵게 접근하면 흥미를 잃기 쉽다. 기본 단어 익히기, 파닉스 배우기 같은 간단한 학습과 함께 주 1~2회 쪽지시험을 보는 것이 좋다. 초등 2학년 중반부터는 기본적인 문법의 개념을 서서히 공부한다. Be동사나 의문법 등 생활회화나 스토리북을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정 박사는 “초등 3·4학년은 단어공부와 독해 위주로, 5·6학년은 체계적인 문장쓰기위주로 학습하라”며 “듣기·읽기·쓰기·말하기의 4대 영역을 골고루 학습할 수 있도록 수시로 계획을 점검하는 것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다중지능 유형별 영어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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