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민태·조계현 '기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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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현대와 두산이 처음으로 맞붙는다.

잠실과 수원을 오가는 '전철시리즈' 또한 처음이어서 30일 수원구장에서 시작되는 1차전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두팀은 올시즌 정규 리그에서 맞붙어 12승7패로 현대의 우위.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현대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자신감을 얻은 두산이 뒷심을 발휘, 1차전 승리를 낚아챈다면 접전이 예상된다.

프로야구 통산 17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14차례여서 1차전을 거머쥐려는 두팀 선발투수와 감독의 수싸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선발투수 싸움

현대 정민태와 두산 조계현은 1996년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해태 소속이던 조는 현대와의 2,5차전에서 정민태와 맞붙어 1승1무를 기록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는 정민태는 당시 패배를 설욕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조계현은 오갈데 없는 '싸움닭'을 믿고 제1 선발로 기용해준 김인식 감독에게 다시 한번 '보은 피칭'을 약속하고 있다.

정민태는 정규 시즌 두산을 상대로 5경기에 등판,2승2패(방어율 3.89)를 기록했지만 큰 경기에 강한 관록을 앞세워 기선 제압에 나선다. 조계현은 세 차례 현대전에 등판해 1패(방어율 14.14)

로 부진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노장의 투혼을 앞세운다.

◇머리와 가슴 다툼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현대감독은 ‘빠른 머리’,뚝심의 김인식 두산감독은 ‘뜨거운 가슴’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김재박 감독은 “박명환의 가세로 두산 투수층이 한층 두터워졌지만 우리 선수들은 투·타 모두 최고 페이스”라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현대에 비해 처지는 선발 투수진에 진필중을 가세시킬 생각”이라며 “김동주가 부상으로 빠져 아쉽지만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올라 해볼만한 승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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