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시대 활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8면

부동산 간접투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뮤추얼펀드라고 할 수 있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도입을 위해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다음 달중으로 국회에 상정, 통과되면 시행될 예정이다.

리츠는 증권의 뮤추얼펀드처럼 소액의 투자자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해 부동산개발, 아파트임대, 리모델링 사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 투자자들은 리츠 운영으로 발생하는 이익금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이에 앞서 은행에서는 부동산 투자신탁상품의 발매를 실시중이고 부동산투신 운용의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 리츠 시장〓국내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시장은 1~2년내 5조~6조원 5~6년내 30조 또는 90조~4백60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한국토지공사.삼성생명.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은 별도법인이나 사내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리츠설립을 추진하거나 추진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시중은행이 발매중인 부동산투자신탁상품은 벌써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은행이 국내 첫 부동산신탁상품인 '빅맨부동산투자신탁' 을 발매해 단 몇 시간만에 모두 매각하는 기록을 세운데 이어 조흥.하나은행도 지난 달 말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출시, 큰 호응을 얻었다.

조흥은행의 경우 'CHB 부동산 투자신탁1호' 상품을 발매해 6백50억원의 모금액을 당일 오전중으로 모두 모집했다.

국민은행의 '빅맨 부동산투자신탁 1호' 상품은 1백30억원짜리 아파트 사업으로 아파트 분양을 통해 남는 수익금을 배분한다. 수익률은 대략 연간 12%선이지만 보장성은 아니다.

또 금융감독원이 부동산투신운용사를 연내에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빠르면 올 연말 증권투신과 같은 부동산투자신탁사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리츠의 특성〓현재 배당률이 확정금리는 아니나 12% 정도로 예금 등 금융권 이율보다 높은 배당률이 어필하고 있다.

증시의 불안정성에 견주어 부동산이란 비교적 안정된 상품에 투자, 사기분양 같은 위험도 줄인다.

리츠 상품을 파는 기업에게도 유리하다. 부실 채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기관은 이 채권을 헐값에 팔지 않고 개발을 통해 제값에 팔 수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SOC(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비를 손쉽게 증액해 건설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 유의점=새로운 투자대상이지만 유의해야할 점이 많다. 원금보전이나 적정이자율이 확정되는 예금.적금과 달리 보장성이 없다는 점이다. 예상 가능한 수익률이 제시되지만 대상사업의 내용에 따라 손해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시 먼저 사업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 투자에 따른 손익은 투자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내년 중 출시예정인 회사형 리츠는 컨설팅사 등으로부터 자문 받고 이를 공시토록 하고 있다.

이 공시를 잘 살펴보고 최근에 나온 금전신탁형 부동산 신탁의 경우는 컨설팅사 등에 자문 받는 것이 안전하다.

리츠의 관심이 높아지자 소액투자자를 모아 공동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클럽'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유사 리츠는 유동성이 없는데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