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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가을… 은빛 억새꽃 너울너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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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꽃이 오므라들듯 10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산 아래는 아직도 단풍 세상이지만 능선길에 흐드러지게 핀 억새는 산을 갈색 추억으로 곱게 장식하며 가을의 전설을 잉태한다.

제주의 가을은 화사한 오색 단풍이 아니라 흰색으로 채색된다.한라산 너른 품에 안긴 오름에도 가을을 머금은 억새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을이면 제주 어디를 가나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억새 관광의 명소로는 산굼부리.마사회 경주마육성장.남조로.산록도로와 성산~성읍간 도로가 손꼽힌다.

산굼부리(4백38m)는 산에 생긴 구멍(굼)이라는 뜻으로, 자연 분화구를 이른다.가을이면 주변이 온통 억새밭으로 바뀌어 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객들이 붐빈다.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억새꽃을 감상하기에는 남조로가 단연 으뜸이다.북제주군 조천읍에서 산굼부리를 거쳐 남제주군 남원읍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길가에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억새가 소리없이 아우성 친다.이 코스에서는 한낮에 남원읍 방향으로 승용차를 몰아야 억새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한라산을 오른편으로 끼고 돌면 길은 서귀포 앞바다를 향해 내달리고 곳곳에 가을의 체취가 묻어난다.

해질 무렵에는 지난주 억새꽃 축제가 열렸던 마사회 경주마 육성장이 가장 분위기 있다.석양을 배경으로 초지에 방목된 말과 억새꽃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가을의 넉넉함을 맛볼 수 있다.

성읍에서 성산으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일출봉 앞 유채밭처럼 개인이 코스모스밭을 조성, 1천원씩 받고 사진을 찍게 해준다.

억새는 발아율과 생장률이 높기 때문에 경작지를 그대로 방치하면 1년 사이에 들판을 뒤덮는다.

제주의 억새는 해발 2백~6백m 사이에 널리 피며 일반적으로 9월말에서 11월 초순까지 꽃이 만발한다.

씨가 익어가는 시기가 되면 꽃이 하얗게 변하므로 색깔이 불그스레할 때 가장 싱싱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전국의 유명 억새 산행지로는 영남 알프스.민둥산.두륜산.명성산.화왕산.천관산 등이 꼽힌다.

한편 대장정여행사(02-3481-4242)는 2박3일 억새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콘도식으로 취사를 할 수 있는 이색 숙소에서 2박을 하고 레간자 승용차를 사용할 수 있다.

LPG연료를 무료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으며, 승마.잠수함 등 각종 할인쿠폰과 지도책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값은 왕복항공권을 포함해 1인당 15만5천원. 홈페이지(http://www.DJJ.co.kr)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도움말 주신 분〓제주도청 산림환경과 고영복씨).

글.사진=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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