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대상 부실은행 주가 비실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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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공적자금 추가 투입을 앞둔 감자(減資) 우려감으로 비우량 은행주들의 주식값이 연일 크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감자 걱정이 없는 우량 은행의 주가흐름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현재 감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외환.한빛.광주.제주.평화은행 등. 조흥은행은 추가 공적자금 없이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과거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던 경력 때문인지 동반 하락하고 있다.

감자를 검토 중이라고 23일 공시한 외환은행의 경우 2대1 이상 감자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하한가인 1천4백90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지난 5일의 단기고점(2천3백60원) 이후 36.9%나 떨어졌다.

한빛은행도 23일 1백65원(12.5%) 떨어진 1천1백60원으로 1천원에 다가섰고, 조흥은행은 3백80원(12.6%) 하락한 2천6백40원으로 3천원선이 무너졌다.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은 각각 9백20원과 9백85원을 기록, 1천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한미은행은 이날 90원 오른 5천7백원을 기록했고 주택은행은 50원, 신한은행은 2백원 떨어지는데 그쳤다.

비우량 은행의 감자 여부에 대해 재정경제부 윤용로 은행제도과장은 "이달말 은행경영평가위원회의 실사 결과가 나온 후 11월초에나 결정될 문제" 라며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부실경영에 기존 주주들도 책임을 나눠야 한다" 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석중 리서치센터 부장은 "자본금을 줄여 자기자본 이익률(ROE)을 높일 필요성 때문에 비우량 은행 스스로도 감자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본다" 며 "당장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부담이지만 발행 주식수가 줄어 장기적으론 탄력적인 주가 움직임을 기대할 수도 있다" 고 설명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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