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빈 곳간에 인심만 펑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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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2일 "이번주부터 국감이 본격화하는 만큼 야당성 부각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 다짐했다.

그는 대전 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차 현지에 들러 기자간담회를 열고 "ASEM 탓에 국감이 묻혔지만 ASEM은 끝났다" 며 이같이 말했다. 李총재가 특히 힘주어 지목한 분야는 경제위기.공적자금.의료대란.남북관계였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화려한 잔치는 막을 내렸다" 는 성명을 냈다. 그는 "경제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민생은 피폐해졌다" 며 "현 정권의 무능한 경제대책이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SEM에서도 공짜 선심이 푸짐했다는데, 곳간이 텅텅 빈 마당에 인심만 펑펑 쓰는 꼴" 이라고 정부를 몰아세웠다.

李총재가 이번 국감에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한나라당은 남북관계 급진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등으로 정국의 중심에서 밀려나 있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연내에 이뤄질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 유사한 대형 소재들도 뒤따르고 있다.

李총재는 국감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이럴 경우 '이회창 대세론' 도 확산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산악회 재건 등이 한나라당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李총재는 국감에서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인 의원들(金鎭載.許泰烈)에게 격려전화를 걸거나 문제 상임위를 질책하는 전화를 매일 하고 있다.

특히 한빛은행 부정대출 의혹.선거사범 편파수사.공적자금 누수.의료대란 등의 이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李총재의 기대에 부응할지 주목된다.

최상연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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