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애인 기다려요"…'열녀' 사이트 여성에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고무신 거꾸로 신지 마세요. "

애인을 군대에 둔 여성들이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가 동병상련을 느끼는 또래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보통신업체에 근무하는 '朴수미(23.여)씨가 군에 간 애인을 기다리며 만든 홈페이지 '아름다운 기다림이 있는 방' (http://my.netian.com/~puremy/)에는 16일 현재 28만여명이 다녀갔다.

여성 네티즌들은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고 내 고민을 털어놓다 보면 외롭고 힘든 마음이 사라진다" 며 하루에 1천명씩 접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홈페이지를 매개로 지역별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애인 부대가 가까운 사람끼리 함께 면회를 갈 정도로 활성화됐다.

朴씨는 "한달 만에 애인이 바뀌기도 하는 요즘 세태에 젊은 여성이 2년 넘게 기다리기가 쉽지는 않다" 며 "하지만 홈페이지가 인기인 걸 보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신세대 열녀' 들이 많은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등병의 애인' (http://user.chollian.net/~sb100co/n4.htm)의 경우 '선배 열녀' 들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속 정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절.계급별로 군생활에 필요한 소포 목록' '면회가는 법' 등의 코너에서 '고참의 선물도 함께 보내면 군 생활이 편하다' ' '면회시 애인임을 밝히면 외박을 내보내줄 때도 있다' '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병영일기' (http://myhome.naver.com/parkseayoung/), 'only you' (http://my.netian.com/~cheni78/iindex.htm), '짬밥 같이 먹기' (http://cafe.daum.net/uk) 등 유사한 사이버 공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박영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