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선 카지노 개장에 기대반 우려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시커먼 탄가루만 날리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탄광마을이 산간 종합위락단지로의 변신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강원랜드 카지노' 는 2002년 골프장.테마파크 등을 갖춘 본 카지노 개장에 앞서 오는 28일 1백99실 규모의 호텔이 딸린 '스몰 카지노' 문을 연다.

'폐광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에 따라 여느 카지노와는 달리 내국인도 출입이 가능하다.

지역주민들은 카지노가 개장하면 석탄산업 쇠퇴와 함께 기울어가던 지역경제가 회복되리라고 크게 기대한다. 그러나 유일한 내국인용 도박장의 등장에 따른 폐혜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 기대=강원랜드측은 하루 2천명씩 연간 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 연간 1천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정도의 관광객이 몰리면 재산세 등 지방세로 40여억원의 세수가 예상된다는 것이 강원도 관계자의 분석이다.

주민 일자리도 크게 늘어난다. 강원랜드 전체 직원 6백50명 가운데 지역주민은 1백49명(전체의 23%).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강원랜드측은 본 카지노가 개장되면 주민 고용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30억원 매출 규모의 경비.청소.세탁물처리 업무를 이 지역 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강원남부주민주식회사가 맡았고 외지 출신의 직원 상당수가 인근 태백시로 주거를 옮긴 것도 지역경제 회생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숙박업소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근 고한지역에 일식집과 유흥업소가 생겨나고 있으며 도로변 부동산값은 1997년에 비해 두배 이상으로 올랐다.

◇ 우려=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고 부대시설이 부족해 강원랜드측의 예상처럼 하루 2천명의 관광객이 찾을지는 의문이다.

수도권에서 카지노에 도착하려면 4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 상당 구간을 편도 1차선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이용해야 하고 아직은 위락시설이 카지노밖에 없어 가족동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카지노 이외에 돈을 쓸 만한 곳도 없다.

강원랜드측은 2002년 말 스몰 카지노의 두배 규모인 본 카지노와 함께 골프장과 테마파크를 완공하고 2006년까지 스키장을 건설한다는 구상이지만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같은 여건 때문에 자칫하면 지역주민이나 인근 강원도 사람들의 사행심만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 조랑말 경마장처럼 관광객보다는 주민들의 호주머니만 축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유일의 내국인용 도박장이라는 점 때문에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향락업소가 난립하고 범죄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 카지노=스몰 카지노라지만 일반인들이 사전 지식없이도 즐길 수 있는 슬롯머신이 5백대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게임테이블은 30대로 적은 편이다. 게임은 블랙잭.바카라.룰렛.다이사이.빅휠 등 다섯가지가 가능하다. 베팅은 최고 50만원까지 가능하다. 전문가를 위한 별도의 VIP룸은 베팅 액수가 더 크다.

슬롯머신의 승률은 미국 라스베이거스(88%)보다 높은 90%라는 것이 강원랜드측 설명. 1백원과 5백원 동전을 사용하며 최고 3개(1천5백원)까지 투입이 가능하다. 잭폿(Jackpot)이 터질 경우 최고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22시간.

정선=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