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성장 방해하는 화상 흉터, 레이저로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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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 뜨거운 물에 오른쪽 옆구리를 크게 데인 유재인(11가명)양은 성장을 하면서 좌우 가슴이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한쪽 옆구리의 화상 흉터가 피부를 당겨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화상 흉터는 이처럼 미용 문제뿐 아니라 어린이에겐 성장을 방해하고, 관절의 가동성을 떨어뜨려 운동장애를 일으킨다.

운동성과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화상 흉터를 치료하는 재활개념의 새로운 화상 흉터 치료법이 소개됐다.

연세스타피부과 화상흉터센터 강진문 원장은 최근 “화상 흉터에 기존 핀홀법과 레이저를 동시에 사용한 결과, 구형구축(딱딱하게 엉겨 붙은 흉터조직)으로 관절 부위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핀홀 레이저시전’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두 가지 치료 개념을 결합했다. 핀홀로 피부의 고른 재생을 유도하고, 레이저로 엉겨 붙은 피부조직을 미세하게 절단하는 것이다.

핀홀법은 화상 흉터의 진피층에 레이저로 수많은 미세한 구멍을 내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시술. 2006년 미국피부과학회를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화상 흉터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심하게 쪼그라든 피부조직을 펴기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출력 탄산가스레이저를 이용해 구축된 흉터조직을 미세하게 잘라주는 시술을 추가한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은 관절의 운동기능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피부 재생을 통해 우툴두툴한 피부를 고르게 펴고, 검게 변색한 피부색도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효과를 얻는다.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화상 흉터는 의외로 많다. 연세스타피부과가 2008년 화상 흉터 환자 251명을 조사한 결과, 성장과 관절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71명(28%)나 됐다. 부위로는 관절 47명(68%), 다리 18명(25%), 가슴 3명(4%), 어깨 1명(1%), 손가락 1명(1%), 엉덩이 1명(1%) 순이었다.

강진문 병원장은 “흉터를 방치하면 성장장애는 물론 관절의 운동성이 떨어져 근육이 쇠퇴하는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환자의 기능 재활을 위해서라도 화상 흉터는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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