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정보 못 챙겨 … 정운찬 ‘민망한 조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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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운찬 국무총리가 21일 고(故) 이용삼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았다가 말실수를 했다. 정 총리는 22일 “고인과 유가족에게 결례를 범해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중히 사과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빈소에서 조문을 한 다음 유가족에게 4선인 이 의원의 나이를 물었다. “57년생”이라는 말을 듣자 정 총리는 “아…초선이시죠?”라고 되물었다. 유가족들이 일제히 “4선”이라고 하자 정 총리는 “어휴, 어떻게 57년생이신데…”라고 했고, 유가족은 “최연소로 36세에 당선됐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이어 “아이들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다. 이 의원이 독신이었던 걸 몰랐기 때문이다. 유가족이 “처자식이 없습니다. 총각입니다”라고 하자 정 총리는 “아… 한 번도 못 뵈어서”라며 민망해했다.

 총리실 김창영 공보실장은 “총리가 10개 일정을 소화하는 등 너무 바빠서 사전 정보를 챙기지 못했다”며 “총리가 마음 아파하며 정중한 사과의 뜻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에선 빈소 방문 수행자인 총리실 사무차장(차관급), 정무실장, 국정운영1실장, 의전관 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 총리는 “결과적으로 정보를 모른 건 내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병으로 별세한 이 의원 영결식은 22일 여야 의원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장(葬)으로 엄수됐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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