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한전맨, 교장선생님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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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0일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이하 수도공고) 교장에 내정된 강희태 한국전력 전 배전운영처장(56·사진)은 1924년 개교 이래 교직 경험 없이 이 자리를 맡은 첫 인물이다.

강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학생들에게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에 맞는 전기에너지 분야를 강조하고, 해외 취업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해외 사업에 전력 기술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영어 등으로 국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공고 법인 이사회 관계자는 “교장 공모에 현 교감 등 4명이 응시했다”며 “교육 경험이 없는 강씨가 상세한 학교운영계획을 제출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1978년 한국전력에 입사해 본사 기술기획부장·통신운영팀장, 강릉지사장을 지냈다. 2009년부터 전국 배전설비운영을 총괄하는 배전운영처장으로 일하다 최근 교장공모에 지원했다. 2009년 지능형전력망을 추진한 공로로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수도공고는 지난해 에너지분야 마이스터고로 선정됐다. 정부는 기술분야 전문가(마이스터)를 육성하고 전문계고를 강화하기 위해 21개 고교를 선정했다. 마이스터고에 진학하는 학생은 학비가 면제된다. 학교는 산업체와 약정을 맺어 산학 협력을 강화하고 졸업생을 전공 분야 업체에 취업시킨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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