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 44명 인사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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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겸 최고사령관은 지난 4일 노동당 창건 55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군 장성 44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金위원장은 이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 제00133호' 를 통해 총참모부 작전국장 이명수 상장을 대장으로,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인 이찬복 중장.김금선 중장 등을 상장으로, 호위총국 경위 김승범 등 6명을 소장에서 중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고 조선중앙방송이 8일 보도했다.

이번 인사는 북한이 지난 98년 9월 헌법개정 이후 지난해 4월(79명)에 이어 두번째 단행한 장성급 인사로 ▶세대교체▶보직이동에 따른 승진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북한은 98년 헌법개정을 전후해 내각과 대중단체 간부들을 대거 젊은층으로 교체한 것을 시작으로 노동당과 군의 세대교체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당과 경제관료 중에서는 60년대 당 조직지도부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金위원장과 인연을 맺은 50대 후반의 간부들이 급부상했다.

이번 군 인사에는 인사적체에 따른 군 간부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군의 세대교체를 점차 진행해 나가겠다는 金위원장의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직변경에 따라 승진한 경우도 눈에 띈다. 이번 인사에서 '조선인민군' (신문)책임주필에 임명되면서 소장으로 승진한 이태봉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金국방위원장은 지난 91년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뒤 군심(軍心)을 얻기 위해 여러차례 장성급 인사를 단행했는데, 현 북한군 최고지도부를 형성하고 있는 간부들이 포함된 95년 10월과 97년의 군 인사가 중요하다.

95년 10월 인사 때는 ▶조명록(총정치국장)▶김영춘(총참모장) 등이 대장에서 차수로, 97년 2월과 4월 두차례의 군 인사 때는 ▶김일철(인민무력부장)▶박기서(평양방어사령관) 등이 차수로, 지난 9월 송이를 전달하기 위해 남한을 방문한 ▶박재경(군총정치국 부국장) 등이 대장으로 각각 진급했다.

북한의 군 인사는 일명 '왕별' 계급장을 붙이는 원수나 차수급의 경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명의의 '결정' 또는 '명령' 에 의해, 그밖의 장성급 인사의 경우는 '최고사령관 명령' 에 의해 단행된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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