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로커에 내린 저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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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로커의 저주’가 시작된 것인가.

90년대 내셔널리그를 ‘철옹성’처럼 지켰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충격적인 브레이브스의 디비전시리즈 탈락을 두고 지난날 보스턴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뒤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밤비노의 저주’를 떠올리는 야구팬들이 적지 않다.

올시즌을 앞두고 인종차별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브레이브스의 마무리 투수 존 로커에게 야구 신(神)이 ‘로커의 저주’를 내렸다는 것이다.

브레이브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8회까지 5-3으로 앞섰으나 9회초 대거 7점을 허용,5-10으로 역전패했다.당시 로커는 마무리로 투입됐으나 역전 3점홈런을 얻어맞는 등 난조를 보이며 올시즌 유일한 패전을 기록했다.

브레이브스는 이날 로커가 기록한 패배로 95승67패를 기록,시즌 승률에서 카디널스와 동률을 이뤘으나 상대전적에서 뒤져 원정경기로 디비전시리즈를 시작하게 됐다.그리고 원정경기 부담은 ‘톱건’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이 연달아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왔다.5전3선승제에서 1,2차전을 놓친 브레이브스는 홈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도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팬들은 “로커의 그날 부진이 결국 시즌을 망쳤다”고 로커를 비난하고 나섰다.

인종차별 발언으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브레이브스의 마무리 투수로 꿋꿋히 버텼던 로커.그가 딱 한 차례당한 패배가 초래한 결과는 결국 팀의 허무한 시즌 마감이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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