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명물 '가로수 터널' 확장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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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충북 청주시가 지역의 상징인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일명 가로수터널)을 확장키로 하자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서 마찰을 빚고 있다.

4일 청주시에 따르면 2003년까지 왕복 4차로인 강서동 반송교~석소동 경부고속도로 청주인터체인지 사이 4.5㎞를 8차로로 확장키로 했다.

또 굴곡이 심해 사고위험이 높은 일부 구간을 펴고 경사도를 완화하며, 마을 진입로 설치도 함께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1천88그루의 가로수 가운데 6백77그루가 이식될 처지에 놓였다.

청주환경련(대표 강상준.충북대 교수)은 이와관련, "나무들이 40~50년생으로 고령에 접어들어 생존율이 낮아 가로수 터널의 원형이 크게 훼손되는 것은 물론, 과속조장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을 가중시킬 게 뻔하다" 며 반대했다.

이들은 또 대안으로 "차라리 대체도로를 신설하거나 이식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확장을 추진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련은 이달중 가로수터널 보존 여론 확산을 위해 자전거타기 시민운동을 벌이는 한편, 나무와 1대1결연 운동을 벌여 '인간 가로수 띠' 를 만드는 등 다각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량이 하루 5만5천여대에 달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장차 건설된 오송보건의료과학산업단지의 접속도로 기능을 위해서는 이 도로의 확장이 불가피하다" 며 "가로수터널의 모습을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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