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기술표준 토론 평행선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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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동기식 기술을 택하면 고립된다" "비동기 방식만 채택하면 국내 기술이 사장된다"

논란을 빚고 있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기술표준을 놓고 IMT-2000 기술표준협의회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국제회의실에서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동기.비동기 가운데 소비자 부담과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어느 쪽이 유리한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 소비자 부담〓비동기 진영은 단말기 가격과 글로벌 로밍 부분에서 비동기의 우위를 주장했고, 동기 진영은 국산화 가능성과 현재 이용되는 2세대 방식과 IMT-2000방식의 표준이 달라질 경우 추가 장비가 많이 필요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의 조민래 상무는 "비동기 방식이 전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글로벌 로밍이 가능해 출장이나 여행갈 때 유리하다" 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단말기 가격도 비동기가 더 쌀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김운섭 상무는 "동기 방식의 단말기는 연말까지 80%의 국산화가 가능한 반면 비동기는 2002년5월까지 58%정도 밖에 안될 것" 이라며 "따라서 동기식 단말기가 당연히 더 쌀 것" 이라고 반박했했다.

◇ 국가경쟁력〓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동기방식이 하나라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과 세계적 대세가 비동기이므로 하루빨리 비동기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의 나성린 정책실장은 "국가적 관점에서 사업자 중 적어도 한 곳은 동기방식을 채택하는게 좋다" 며 "기존 사업자중 동기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곳이 없다면 신규 사업자를 지정, 동기방식을 채택하도록 하는 방안과 동기식 기술을 택하는 업체에게 정부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홍익대 이광철 교수는 "동남아 일부국가에서 동기식 채택이 늘고 있지만 2.5세대 방식이 대부분이며 3세대 기술인 IMT-2000은 비동기가 세계적 대세" 라며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비동기 방식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만큼 시장에서 정해진 대로 맡기고 비동기 방식 기술개발에 나서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기술표준협의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보통신부에 건의할 내용을 종합 검토한 뒤 그 결과를 다음주초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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