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밀착형·소통 중심'으로 달라지는 병원 홍보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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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업계에 지역밀착형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맞춤 홍보가 뜨고 있다. 서울시에 등록된 병원만도 수천 곳을 넘다보니 병원 간 생존 전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잘 나가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병원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은 보다 전략적으로 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치과병원만 약 4500곳, 성형외과는 약 3000여 곳에 달한다. 지난해 대한의사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정적으로 홍보·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는 병원이 전체 5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수천개가 넘는 병원들이 모두 유명세를 타기란 어려운 일. 병원들은 자생적으로 자사 병원을 홍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광고시장을 들 수 있다. 온라인 광고시장은 병원 홍보의 ‘뷔페’와 같다. 수천 곳의 병원이 자신들의 강점을 홍보하고 환자들에게 상세한 병원 정보를 제공한다. 잘 차려진 만찬에서 환자는 그저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홍보에는 한계도 있다. 포털사이트의 지식 답변이 가짜 경험담으로 도배된 불법 광고라는 점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또 경쟁병원을 비방하기 위해 악성 댓글을 달아 억대 소송을 당한 사례도 있다.

혹은 근접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환자 맞춤형 지역 홍보를 강화하기도 한다. 한번 가고 말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병원을 드나들어야 하는 환자의 입장에서 거주지나 직장 등을 중심으로 가까운 위치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역 밀착형 커뮤니케이션이 돋보이는 병원이 더와이즈병원을 들 수 있다.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더와이즈병원은 KBS 2TV ‘1박2일’을 통해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개그맨 이수근이 첫 아이를 낳은 병원으로 유명하다. 이 병원은 건물 리모델링 후 지역밀착형 홍보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병원이 아프거나 필요에 의해 찾는 곳이 아닌 지역주민을 위한 생활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것.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문화강좌를 시작으로 배가 불러 몸이 불편한 임산부를 위한 1:1 안내 및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 입원 환자들을 위한 병원 내 카페 및 편의점 무료 배달 등이 그 예다.

더와이즈병원은 산부인과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임신 및 출산장려 캠페인과 출산 준비 요가 교실, 예비부부 건강검진 캠페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박준형, 이수근 등 유명연예인 초청 공개강좌 등으로 지역사회에 단시간에 자리매김했다.

더와이즈병원의 홍보를 맡고 있는 피당 관계자는 “획일화된 병원 홍보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어렵다. 기존 병원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병원은 지역의 쉼터이자 주민들에게 친절한 공간이어야 한다. 병원이야말로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문화적 코드를 실행해야 병원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병원 홍보는 단순한 병원 이름 알리기보다 다양한 역할 모델을 제시해 병원과 소비자들이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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